
▲ 스타벅스가 14년 만에 리워드 프로그램을 개편하는 가운데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고객들의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면서 충성고객들로부터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 <연합뉴스>
“밥값보다 비싼 커피 왜 마시냐는 비아냥거림을 들어가며 15년 넘게 거의 매일 스타벅스를 애용했다. 이제 그만 떠나려 한다.” -30대 남성 B씨
스타벅스가 14년 만에 리워드 프로그램을 개편한다고 밝힌 뒤 스타벅스 감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 한 가득이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 손정현 대표이사는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스타벅스를 이마트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시켰다. 다만 수익성 극대화에 몰두하면서 지금껏 회사를 키워 온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최근 SCK컴퍼니가 공지한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 변경 사항과 그에 따른 홈페이지·스타벅스카드 이용약관 개정 내용을 종합하면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고객들의 혜택이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리워드는 웰컴·그린·골드 등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타벅스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하면 웰컴회원, 1년 내 별 5개를 모으면 그린 등급, 그 뒤 1년 내 별 30개를 모으면 골드 등급으로 승급된다. 별 8개나 12개를 모으면 무료 음료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6월17일부터는 골드 등급 기준이 별 25개로 완화되고 기존 일괄적으로 유효기간이 1년이었던 별 가운데 일부가 유효기간 1년 미만으로 짧아진다.
기존 충성고객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방문별 적립 기준이 강화된 점이다. 기존에는 스타벅스 카드 등으로 1천 원 이상 결제하면 별 1개, 1만 원이 넘을 때마다 추가 별 1개, 개인컵을 사용하면 음료 1잔 당 별 1개를 줬다. 그런데 개편 뒤에는 별 지급 결제금액 기준이 1천 원에서 3천 원으로 높아진다.
기존 스타벅스 골드 회원들 대다수는 무료음료 쿠폰을 받으면 음료를 결제하고 벤티 사이즈로 사이즈업(1600원)해서 별을 받아왔다. 이번 개편으로 같은 방식으로는 별을 받지 못하게 된다.
리워드 정책 개편이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이 기존에 누려온 혜택을 정조준하는 형국이 된 셈이다.
무료음료 쿠폰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음료를 구매하고 별을 최소 8개 이상 모아야 받을 수 있는 보상이다. 방문별 적립 기준 강화에 충성고객들의 불만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개편 뒤에는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소진하면 지급했던 별과 ‘프리 엑스트라’ 혜택도 없어진다. 프리 엑스트라는 음료 한 잔당 샷, 시럽, 드리즐, 휘핑, 자바칩 등 엑스트라 1개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울러 스타벅스 쿠폰을 사용할 때도 기존에는 프리 엑스트라 혜택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별도 금액을 내야 엑스트라를 추가할 수 있다.
SCK컴퍼니는 14년 만에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을 개편하는 이유를 “고객 혜택 강화와 수혜 대상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개편으로 리워드 수혜 대상은 넓어진다. 그린 회원은 기존에 별을 활용해 리워드를 받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사이즈업 쿠폰이나 무료음료 쿠폰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골드 회원의 경우 기존 무료음료 쿠폰 외에 적립 별을 활용해 정해진 금액만큼의 푸드, 기획상품(MD)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으로도 직접 교환할 수 있게 된다. 고객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구체적 혜택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SCK컴퍼니는 14년 만에 스타벅스 리워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 SCK컴퍼니 >
15년 넘게 스타벅스 골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30대 여성 C씨는 “기존에 만족하던 가치를 계속 떨어뜨리면 아무리 충성고객이라도 한계가 있다”며 “결제 문제로 직결되는 부분을 건드리다니 근시안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스타벅스 리워드 개편을 놓고 “혜자였던 모든 걸 싹 없앴다” “스타벅스 메리트가 더 줄어든다” “3천 원은 진짜 선 넘었다” “6월17일까지 남은 거 털고 작별” “별을 모을 수가 없을 것 같다”는 등 부정적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손정현 대표는 2022년 5월 송호섭 전 대표가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사태로 중도퇴임한 뒤 그해 10월 SCK컴퍼니 대표에 선임돼 어려운 시기를 거쳐야 했다. 2021년 10%였던 SCK컴퍼니 영업이익률은 캐리백 사태 관련 리콜 등 수습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등으로 2022년 4.72%로 급감했고, 2023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8월 3년이 채 안돼 음료 가격을 재차 인상하는 등 수익성에 방점을 찍는 경영 행보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SCK컴퍼니는 이마트 연간 연결 영업이익(일회성 비용 제외) 2603억 원의 73.3%에 해당하는 190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SCK컴퍼니는 스타벅스 매장 운영시간을 순차적으로 매장 운영 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확대한다고 11일 밝혔다. 업계에선 이 또한 수익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번 운영 시간 확대로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스타벅스 매장 비중이 기존 50%에서 80%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SCK컴퍼니가 수익성에 집중하는 행보를 놓고 스타벅스가 사실상 부진한 이커머스 사업부와 이마트24 등 다른 이마트 자회사 영업손실을 메우는 용도로 쓰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마트는 2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하면서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 업태 통합 매입과 함께 SCK컴퍼니 수익구조 고도화를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이번 스타벅스 리워드 개편의 핵심은 골드 회원 위주였던 혜택을 그린 회원으로 확대한 것”이라며 “골드 회원도 쿠폰 선택지가 푸드, MD 등으로 확대돼 고객 활동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