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신아 카카오그룹 의장이 경기 용인 카카오 AI캠퍼스에서 경영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다양한 AI 실험과 시도들을 예고하며 카카오를 기존 포털·메신저 중심 서비스에서 개인화된 AI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AI가 IT 기업의 필수적인 생존전략으로 떠오른 가운데 카카오의 AI 전략도 올해부터 점차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8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637억 원, 영업이익 1054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12.4% 줄어든 수치다.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와 비교하면 매출은 다소 하회했으며 영업이익은 대체로 부합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하락 흐름에서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콘텐츠 부문이 여전히 실적 발목을 잡고 있다. 스토리·게임 등 주요 콘텐츠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6% 줄며 실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5% 감소해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력 수익원인 ‘톡비즈’ 매출도 553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늘었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하락했다.
이 가운데 정신아 대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단연 AI다.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도 실적 설명에 앞서 카카오의 AI 전략을 먼저 공개하며 AI를 카카오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카카오와 오픈AI는 현재 프로젝트 개발 단계에서 본격적인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안에 카카오만의 에이전트 AI 생태계를 통한 새로운 경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서비스 내용에 대해서는 “두 회사 간 협의사항인 만큼 상세한 업데이트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의 AI 서비스는 올해부터 서서히 성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는 카나나의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CBT)가 8일 시작된다고 밝혔다. <카카오>
우선 정 대표는 이날 카카오의 대표 AI 서비스인 ‘카나나’의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CBT) 시작을 알렸다.
‘카나나’는 개인과 그룹 채팅방에서 이용자를 돕는 AI 메이트 서비스로 이용자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의 맥락을 파악해 그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약 3주 간격의 정기 업데이트를 거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후 카카오톡 내 지난 1분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AI 메이트 쇼핑’에 이어 ‘AI 메이트 로컬’을 연내 신규 출시한다. AI 대화형·생성형 기능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며 카카오톡 개편에 나선다.
카카오톡 개편은 카카오가 대중적으로 가진 플랫폼 역량에 기반으로 AI 기능을 접목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정 대표는 2024년 취임 직후에도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대규모 모델(LLM) 연구 개발 중심 대신 “카카오에 적합한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며 차별화된 방향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 글로벌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국민 앱’인 카카오톡 역시 유튜브 등 경쟁 플랫폼과 비교하면 체류시간 측면에서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는 기존 메신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개인화된 AI 기능과 콘텐츠·소셜 기능을 강화해 플랫폼 내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콘텐츠와 소셜 기능을 확대해 카카오톡을 슈퍼앱으로 진화시키겠다”며 “올해 안에 카카오톡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20%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업계는 올해 다수의 AI 서비스가 정식 공개되면서 실제 유저 지표에 반영될 경우 카카오 플랫폼의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가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가 향후 성과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카오의 주가는 실적 부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전히 파란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카카오는 직전거래일 대비 1350원(-3.52%) 내린 주당 3만7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