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원들은 SK텔레콤이 해킹사고 이후에도 사태 수습에 여전히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가입자들의 불안을 달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유 사장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참석해 “국민 여러분께 초기 저희 대응에 있어서 미숙한 점이 많았던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지금의 상황을 돌려놓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침해사고를 인지하고 24시간 내에 신고를 못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연신 사과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출된 유심 정보로 금융 앱이나 공인인증서, 연락처 등의 모든 정보를 담은 복제폰을 만들 수 있는지 묻자 유 사장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선을 그었다.
유 사장은 “유심 복제를 통해 새로운 휴대폰을 만들려는 시도를 유심보호 서비스가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법 유심 사용을 막기 위해 비정상 인증 시도를 차단하는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를 운영 중이며, 유심보호 서비스 역시 유심 교체와 유사한 수준의 보안 효과를 제공한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유 사장의 발언에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사고 발생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해 SK그룹 사장과 부사장단의 유심 교체 내역을 요구했다.
유 사장은 의원들이 유심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들에 비해 유심 물량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5월까지 유심 재고를 600만 개 확보하고 6월까지 500만 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불안감 때문에 다른 이동통신사로 이동을 원하는 가입자들을 위해 번호이동 위약금 폐지를 주문하자 유 사장은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들은 해킹 사고의 발생이 SK텔레콤의 정보보호 투자비가 다른 통신사에 비해 적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이동통신 3사의 정보보호 투자액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경쟁사인 KT는 1217억 원, LG유플러스는 631억 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유 사장은 “저희는 KT나 유플러스와 달리 유선과 무선이 분리돼 있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합치면 8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면서도 “물론 KT보다는 적지만 (투자를) 더 하겠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해킹 사고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경우 SK텔레콤에서 모든 피해를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 사장은 “사고를 미리 막지 못하고 사고의 초동 대처에 있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 신뢰 회복과 고객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