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경쟁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내릴 여력이 부족해 삼성화재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있는 유일한 회사”라며 “점유율을 확대해 절대적인 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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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
삼성화재는 31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개인용 2.7%, 업무용 1.6%, 영업용 0.4%씩 인하하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201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거의 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의식해 보험료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과 온라인 실적이 3월에 고점을 찍은 뒤 횡보하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바라봤다.
삼성화재는 10월 수입보험료(매출) 기준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27.7%를 기록했는데 올해 최고 수준인 3월 30.1%에서 천천히 하락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면 보험영업이익이 7%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삼성화재는 손익관리를 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화재는 합산비율이 100% 아래라 보험자산의 규모확대가 이익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며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도 충분한 수준이라 사업비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보험료를 인하하는 부담이 경쟁회사보다 적다”고 파악했다.
합산비율은 전체 보험료에서 고객에게 내준 보험금의 비율을 뜻하는 손해율에 인건비 등의 사업비율을 더한 것이다. 합산비율이 100%보다 높으면 보험영업에서 손실을, 낮으면 이익을 봤다는 뜻이다.
삼성화재는 10월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합산비율 98.4%를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4.7% 떨어졌다. 동부화재(99.5%), 현대해상(101.7%), KB손해보험(101.7%) 등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등이 삼성화재와 경쟁하기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내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겨울에 사고가 많이 나 보험금 지급액도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보험료를 내릴 경우 손해율이 급증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등은 현재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산비율 100% 이하인 동부화재도 검토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한승희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보험료사이클이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 판으로 바뀔 것”이라며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의 균형, 적절한 요율 구축을 통한 자동차사업의 흑자전환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삼성화재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가 다른 회사들까지 포함해 연쇄적인 보험가격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병건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지난해 3월에 촉발했던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할인폭 경쟁도 삼성화재와 경쟁회사들이 할인폭을 번갈아 확대하면서 진행됐다”며 “2위권 경쟁회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가능성과 그렇게 될 경우 삼성화재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