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선 'K뷰티 기대주' 달바글로벌, '제2의 에이피알' 향한 기대와 현실 사이

▲ 달마글로벌이 IPO에 앞서 기관대상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투자업계에서는 달마글로벌이 ‘제2의 에이피알’로 등극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달바글로벌이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수요예측에 나섰다. 높은 해외 매출 비중과 빠른 성장세를 앞세워 ‘K뷰티 기대주’로 떠오르며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을 뜨겁게 달군 에이피알과 비교되며 ‘제2의 에이피알’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사업 구조, 제품 경쟁력, 생산 방식 등을 감안하면 에이피알처럼 단숨에 대표 K뷰티 기업으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단일 브랜드 의존, 글로벌 대형 브랜드와의 정면 승부, 외부 위탁 생산 구조 등은 상장 이후 성장 속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5월7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5만4500원에서 6만6300원으로 제시됐다.

달바글로벌은 2016년 3월 ‘비모뉴먼트’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대표 화장품 브랜드 ‘달바’가 인지도를 얻으면서 2023년 7월 사명을 ‘달바글로벌’로 변경했다. ‘달바’를 전면에 내세우고 ‘글로벌’을 더하며 해외 시장 확장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실제 달바글로벌은 현재 전 세계 2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전체 임직원 가운데 해외 사업 담당 인력 비중이 3분의 1을 넘어섰고 이 중 절반가량이 해외 국적자일 만큼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른 외형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달바글로벌의 매출은 2021년 692억 원에서 2024년 3091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도 20%에서 45%로 급등했다. 특히 최근 에이피알과 같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K뷰티 브랜드들의 실적이 급성장하면서 달바글로벌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다만 달바글로벌이 ‘제2의 에이피알’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공모 희망 가격만 놓고 봐도 두 브랜드의 격차는 뚜렷하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상장 전 주당 희망 공모가를 14만7천 원에서 20만 원 사이로 제시했다. 달바글로벌의 희망 공모가의 약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 범위를 25% 웃돈 25만 원에 확정됐고 상장 직후 단숨에 시가총액 2조 원을 돌파했다. 반면 달바글로벌은 상장 후에도 기업가치가 1조 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달바글로벌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8천억 원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달바글로벌의 특정 제품군에 대한 수요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달바글로벌은 화장품 사업을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이너뷰티), 미용기기, 식음료(F&B)로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매출 구조를 보면 여전히 화장품 브랜드 ‘달바’가 전체 매출의 99%에 이른다. 그 가운데서도 미스트 세럼 제품군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IPO 나선 'K뷰티 기대주' 달바글로벌, '제2의 에이피알' 향한 기대와 현실 사이

▲ 달바글로벌 매출의 99%가 화장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화장품 브랜드 ‘달바’의 제품들. <달바>


특히 달바글로벌은 기초화장품 위주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로레알, 에스티로더 같은 대형 브랜드와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 자체 특허 성분 ‘트러페롤’ 등을 앞세워 제품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우위를 구축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에이피알은 자사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를 앞세워 미용기기와 화장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축했다. 소비자들이 미용기기 사용과 함께 스킨케어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차별화된 수요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용기기와 화장품 매출 비중이 비슷할 정도로 균형을 이룬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단일 제품이나 특정 품목에 의존하지 않고 메디큐브의 다양한 미용기기와 메디큐브·에이프릴스킨의 스킨케어 제품이 고르게 판매되면서 포트폴리오 안정성도 확보해뒀다.

생산 구조 경쟁력에서도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바글로벌은 비앤비코리아, 한국콜마 등 외부 제조업체에 화장품 생산을 맡기는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핵심인 제품 기획, 마케팅, 유통 판매, 고객 관리는 직접 운영하면서 생산은 제품별로 경쟁력 있는 OEM 업체를 선택해 최적화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다만 자체 생산설비를 보유하지 않아 공급 과정에서 유연성과 안정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생산 파트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품 공급에 직접적인 차질이 생길 위험성도 안고 있다.

반면 에이피알은 상황이 다르다. 자회사 에이피알팩토리를 통해 자체 공장을 운영하면서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품질 통제와 원가 절감 측면에서도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에이피알은 현재 자체 공장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가산 1공장과 경기도 평택 2공장에서는 미용기기 개발부터 생산, 품질 관리, 유통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경기도 평택 3공장에서는 연어나 송어의 생식세포에서 추출한 성분인 PDRN과 폴리뉴클레오티드(PN)를 활용한 화장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의 공모가 상단 기준 202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로 대표 K뷰티 브랜드인 에이피알의 예상 PER 20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상단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