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워커힐면세점 탈환에 실패하면서 사업구조개편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면세점사업 대신 성장가능성 높은 사업을 육성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SK네트웍스가 면세점 사업자에서 최종 탈락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선택과 집중의 계기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역량을 렌탈사업에 집중해 수익구조 고도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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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
수익성 높은 렌탈사업이 확대되면서 SK네트웍스 전체 수익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신원 회장은 4월 SK네트웍스 대표이사에 복귀한 뒤 SK네트웍스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패션부문 매각, SK매직(구 동양매직) 인수, 렌터카사업 확장, 워커힐면세점 탈환 등 사업구조개편에 매달렸다.
최 회장은 가전렌탈(SK매직)과 함께 시내면세점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힘을 썼다.
단기적으로는 워커힐면세점 탈환의 실패로 연간 2천억 대 매출이 사라지고 사업정리에 따른 자산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악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면세점 관련 소실이 누적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SK네트웍스 수익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올해 SK네트웍스 손실발생의 주된 요인이었던 면세점과 패션사업을 중단하면서 500억 원의 이익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까지 SK네트웍스 면세점 관련 총손실(영업+비영업부문)은 220억 원이었다. 4분기에도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충당금과 확장공사 이후 사업중단에 따른 상각 등으로 170억 원 안팎의 손실이 날 것으로 추산된다. 패션부문도 연간 100억 원의 총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규사업자 선정으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9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나면서 시내면세점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경쟁력 높은 상위 사업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공산이 커 SK네트웍스가 차라리 일찌감치 면세사업에서 발을 빼는 것이 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패션부문 매각과 SK매직 인수 등은 잘 마무리됐다. 이제 면세점사업에 투자하려던 역량을 가전렌탈, 렌터카사업의 확대에 쏟을 수 있게 됐다.
생활가전을 포함한 국내 가정용품 렌탈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현재 가구와 가전렌탈이 포함된 국내 가정용품 애프터마켓은 4조7천억 원 규모인데 5년 내에 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애프터마켓이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 이후에 부품 교체와 유지보수, 설비확장, 컨설팅 등을 해주는 서비스시장을 의미한다.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과 SK매직 가전렌탈을 접목해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매직은 2017년 5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렌터카사업에서 운영차량 대수를 빠르게 늘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업 규모가가 확대되면서 렌터카사업은 분기당 100억 원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017년 렌터카(경정비 포함)사업에서 영업이익 515억 원을 내 올해 예상치보다 37.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