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롱비치터미널 인수와 해운동맹 가입실패 논란 등을 놓고 적극 해명했다.
유 사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긴급간담회를 열고 현대상선이 롱비치터미널 지분 입찰에서 배제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형식상 MSC가 전면에 나서서 진행하고 롱비치터미널 지분인수 관련 협상은 현대상선과 사전검토 아래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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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그는 “현대상선이 부채비율은 186%까지 낮춰놨는데 롱비치터미널 지분인수로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MSC가 이번 지분인수로 최대주주가 되면서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한진해운이 부담하던 차입금의 지급보증 책임도 지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MS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진해운이 보유하던 롱비치터미널 지분 54%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파산법원과 미국 항만천과 파산법원 등에 MSC와 지분인수 관련 협상내용에 대한 동의절차를 밟고 있다.
MSC는 이미 롱비치터미널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상선은 46%의 지분 중 일부를 넘겨 받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2M 가입 협상을 진행한 결과 2M과 선복교환과 선복매입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불이익을 자초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유 사장은 실리에 방점을 둔 협상결과라고 강조했다.
2M의 기존 해운사인 머스크라인과 MSC는 선복공유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는데 현대상선이 2M과 선복공유하는 데 실패하면서 사실상 해운동맹 가입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 사장은 “현대상선은 이번 협상결과 현재 영업규모 이상의 선복량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2M이 높은 경쟁력을 갖춘 유럽노선에서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복공유를 하려면 상대방과 동일한 규모의 선박을 공유해야 하지만 현대상선이 보유한 선박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며 “이에 따라 2M이 보유한 초대형 선박을 활용할 수 있는 실리를 취한 것이며 현대상선의 전략노선인 미국노선에서 현대상선의 선박을 활용해 이 노선에서 성장가능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상선이 2M과 협상결과 협력기간인 2020년까지 선박규모 확대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을 놓고도 유 사장은 반박했다.
유 사장은 “앞으로 2~3년 동안 업황부진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의 발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이 때문에 2M과 3년 동안의 협정을 맺으면서 굳이 선박을 새로 건조하는 것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해운경기가 급속히 호전되는 등 기회가 온다면 아무런 제한없이 대형 컨테이너선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이 저가운임을 내세우면 출혈경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 할수록 손해”라며 “따라서 향후 2~3년 내에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불필요해 보이지만 글로벌 해운업황을 주시하면서 선박을 새로 지을 기회를 지속적으로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이날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3천억 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채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1%, 3%이며 전환가액은 주당 6269원이다. 사채만기일은 2021년 6월30일이다.
산업은행은 이에 앞서 자산인수 등을 지원하기 위해 3천억 원을 투입하는 등 현대상선이 국적선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