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T 미디어 부문 5천억 투자해 3대 사업 육성, 통신 이어 콘텐츠 사업도 AI 융합

▲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토크’ 기자간담회에서 새 미디어 전략 ‘KT 미디어 뉴웨이(New Way)’를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미디어 사업 전반에 접목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정체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를 통해 미디어 부문의 성장 둔화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KT는 2026년까지 약 5천억원을 투자해 미디어 사업을 KT그룹 3대 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T는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호텔에서 ‘KT그룹 미디어토크’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미디어 전략 ‘KT 미디어 뉴웨이(New Way)’를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KT가 지난해 커스터머 부문 산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를 분리해 미디어 부문을 출범시킨 이후 처음 공개하는 전략이다.

KT 미디어 뉴웨이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통해 올해 상반기부터 인터넷TV(IPTV) 플랫폼인 '지니TV'에 AI 기반 미디어 에이전트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보다 직관적으로 콘텐츠를 탐색하고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다.  

콘텐츠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제작 효율성을 높인다. 이를 위해 미디어 부문과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은 미디어 콘텐츠 AX 전문 조직인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해 AI 기반 콘텐츠 제작 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모델도 재정비한다. KT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과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전환하며, 현재 국내외 주요 플랫폼 기업들과 20여 편의 공동제작을 협의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은 이날 "유료방송 산업의 정체, 글로벌 OTT 등과의 경쟁 심화, 고객 이용 형태 변화 등의 요인으로 미디어 전략의 근본적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는데, 다행이라 생각하는 부분은 아직 골든타임이 남아 있다는 것”이라며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KT 미디어 부문 5천억 투자해 3대 사업 육성, 통신 이어 콘텐츠 사업도 AI 융합

▲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운데)와 신종수 KT 미디어 부문 미디어전략본부장(오른쪽)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토크’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새 미디어 전략은 김영섭 KT 사장이 주도하는 AI 중심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

김 사장은 2023년 취임 이후 KT를 기존 통신 기반에서 IT와 AI를 결합한 ‘AICT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MS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큰 틀의 경영 전략에 맞춰 미디어 사업 부문은 MS와 협력해 미디어 특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 AI 에이전트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출력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한국어 대화가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AI를 통한 미디어 사업 혁신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T는 그동안 미디어 사업 매출을 5조 원 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혀왔지만, 이날 간담회에선 매출 확대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김채희 부문장은 “5조 원이라는 수치에 집중하기보다는 사업 방향 전환에 더욱 힘을 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수익화 전환을 고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AI를 미디어 사업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 다른 경쟁사들과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종수 KT 미디어부문 미디어전략본부장은 “(AI를) 콘텐츠 제작 공정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제작 과정에 투영하겠다는 부분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그것을 솔루션화해 외부 다양한 크리에이터, 사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공급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