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가 해운업 '탄소세 도입'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를 노리고 있다.

HD현대미포는 다가올 친환경 해운 시대에 대비해 친환경 연료 추진선 건조 기술을 미리 확보했는데, 2028년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해운 탄소세 도입을 계기로 친환경 선박 수주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해운업 2028년 탄소세 도입에 HD현대미포 수혜 전망, 김형관 친환경 선박 기술 빛보나

▲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가 국제해사기구(IMO)의 2028년 해운업 탄소세 도입에 따른 친환경 선박 발주 붐을 계기로 올해 수주를 늘릴지 주목된다. < HD현대미포 >


14일 조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를 열고 2027년 상반기부터 ‘온실가스 집약도’ 규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온실가스 집약도(GFI) 규제에 따라 선사들은 2027년 1월1일부터 개별선박의 운항데이터를 측정, 해당 선박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매겨야 한다. 이후 이를 2028년 상반기까지 IMO에 보고해 등급판정을 받은 뒤 매겨진 등급에 따라 2028년 하반기부터 1톤당 100달러~380달러의 탄소세를 내게 된다. 그동안 추상적으로만 논의됐던 해운업계 친환경 규제 가운데 처음으로 금전적 제재 조치가 정해진 것이다.

또 탄소 배출량이 적은 선박에는 잉여 크레딧(SU)을 부여해 거래할 수도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 유인이 상승, 관련 기술에서 앞서 있는 국내 조선 업계가 수주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강한 수주 수혜가 예상되는 선종들은 중소형 탱커선 등 기존에 친환경 엔진 탑재 비중이 적은 선종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HD현대미포의 주력 선종이기도 하다.

실제 탱커선은 발주잔고의 16.7%만 LNG 또는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인 반면, LNG운반선은 발주잔고의 99%가 LNG 이중연료 추진선이다. 또 컨테이너선(8000TEU 이상 기준)은 83.3%가 LNG 혹은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다양한 친환경 연료 추진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이번 규제가 중장기적으로 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 이하)이나 중형탱커선(MR탱커) 등 중소형 선박은 노후선박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소형 선박을 주력으로 건조하는 HD현대미포에 발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HD현대미포는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마리타임과 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과 1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등 총 14척의 건조계약을 협의 중이다. 해당 계약의 규모는 7억1천만 달러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올해 다소 더뎠던 회사의 수주 목표 달성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HD현대미포는 올해 수주 목표액은 38억 달러로, 2024년 수주액인 61억2500만 달러에 비해 보수적으로 잡았다. 
 
해운업 2028년 탄소세 도입에 HD현대미포 수혜 전망, 김형관 친환경 선박 기술 빛보나

▲ 국제해사기구(IMO)가 2028년부터 해운사 온실가스 집약도 규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발주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친환경 연료 추진엔진 선박 비중이 낮은 중소형 선종들에서 강한 교체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회사의 1분기 말 수주실적은 LNG급유선(LNB벙커링선) 4척 등 총 3억72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5.5%가 줄어든 수치로 수주실적이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회사는 암모니아·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엔진선 건조 이력을 착실히 쌓으며 수주 실적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미포와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글로벌 엔진제조사 윈지디(WinGD)’ 등은 지난해 4월 LPG·암모니아·클로로에틸렌(VCM) 등 가스운반용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을 개발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인도했다. 현재 수주잔고로 보유하고 있는 암모니아 추진 LPG운반선 4척은 2026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50년 글로벌 전체 해운 선대 가운데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 비중은 46%로 전망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