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부산 우동3구역 재정비사업의 시공권을 따낼 수 있을까?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1조6천억 원이 넘는 일감을 확보했는데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마지막 수주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16일 부산 우동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17일 총회를 열고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를 선정한다.

  현대산업개발, 부산 재개발사업에서 GS건설 제칠까  
▲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최고 39층, 아파트 3030여 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만 6천억 원이 넘는 대형사업이다.

우동3구역은 인근에 상권이 잘 형성돼 있을뿐 아니라 일반분양 물량만 2천 가구가 넘어 부동산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대우건설과 손을 잡고 시공사에 선정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후보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의 강자로 우뚝 선 GS건설이다. GS건설은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우동3구역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최대 규모였던 부산 삼익비치타운 재건축입찰에서 사실상 발을 뺀 것도 이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삼익비치타운 재건축 현장에 파견했던 수주영업팀을 사실상 철수했다. 삼익비치타운 재건축사업은 공사규모만 모두 1조3천억 원이 넘는 초대형사업인데도 불구하고 현대산업개발이 홍보인력을 대거 철수시킨 것은 이례적이다.

건설업계는 삼익비치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사업추진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가자 현대산업개발이 부담을 느끼고 발을 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우동3구역에 더욱 많은 화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한 번 따낸 경험이 있어 사업을 수주하는데 유리한 입지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산업개발은 2012년에 이미 우동3구역 도시정비사업의 시공사에 선정됐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낸 조합설립인가 무효소송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탓에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오래전부터 이 사업을 다방면에서 충분히 검토했기 때문에 조합의 요구사항 등의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컨소시엄간의 조건에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누가 시공사에 선정될지는 점치기 어렵다.

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컨소시엄은 1평당 409만 원을 공사비로 책정하고 △이주·철거 12개월 △공사 37개월 △입주 2022년 4월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GS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1평당 약 418만 원의 도급 공사비와 함께 △이주·철거 9개월 △공사 36개월 △입주 2021년 10월 등의 조건을 조합에 제시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모두 1조6275억 원을 수주해 대림산업(3조264억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동3구역까지 확보할 경우 수주금액이 2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오래 전부터 사업을 준비해와 조합의 입장을 더욱 잘 이해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GS건설 컨소시엄이 보유한 브랜드이미지를 무시할 수 없어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