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재용시대를 맞으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어떤 길을 갈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석유화학사업을 정리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운명도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새 성장동력으로 바이오플랜트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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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이 바이오플랜트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섬엔지니어링은 바이오플랜트부문에서 삼성그룹의 대규모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1공장을 수주하며 바이오플랜트분야에 처음 진출한 뒤 송도 동아DM 바이오플랜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플랜트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도 따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한미약품으로부터 평택 바이오플랜트 제2공장 신축공사도 수주하며 미생물배양분야로 경험을 넓혔다. 바이오분야는 동물 세포배양 의약품과 미생물배양 의약품으로 나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런 경험을 발판삼아 해외진출도 노리고 있다.
박중흠 사장도 장기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을 바이오플랜트분야의 강자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바이오설비에서도 엔지니어링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바이오플랜트를 수주하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9년 해외에서 93억 달러 규모를 수주해 건설업계 해외수주 실적 1위를 달성하며 종합건설사로서 지위를 다졌다. 한때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물산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해외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중동 건설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해 2013년 영업손실 1조 원을 낸 데 이어 2015년에도 영업손실 1조5천억 원을 봤다.
2010년대 들어 늘어난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저가수주를 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올해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룹 계열사 물량이 대부분으로 해외사업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바이오플랜트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깝다. 삼성그룹이 방산과 석유화학사업을 매각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이 그룹 내부에서 일감을 받을 수 있는 계열사들이 대폭 줄었다. 방산과 석유화학사업은 꾸준한 설비투자가 집행돼야 할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설비를 맡아왔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건설사업을 놓고 합병과 통폐합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계속 나온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두 회사가 구조조정 뒤 독자적 생존력을 갖추면 합병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사장은 10월 기자들의 질문에 “둘 다 어려운 회사가 합병한다고 좋아질 일은 없다”면서도 “시너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9월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할 경우 플랜트 설계역량 강화와 조직 슬림화, 통합 자재 구매 등으로 원가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제2의 반도체사업으로 밀고 있는 바이오사업을 키우려면 바이오플랜트 역량을 갖춘 삼성엔지니어링이 꼭 필요한 만큼 삼성엔지니어링이 독자적으로 살 길을 찾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