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글로벌파운드리 합병 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면초가', 한진만 수율 관리 발등의 불

▲ 대만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합병이 성사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2위가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대만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합병 가능성에 2위 자리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 1위인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등 후발 주자들 추격까지 거세지면 ‘사면초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진만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2나노 첨단 공정의 수율(완성품 비율)을 빨리 올려 TSMC와 격차를 좁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4위 대만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5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가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UMC와 글로벌파운드리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2위 파운드리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대만 UMC의 시장 점유율은 4.7%, 글로벌파운드리 점유율은 4.6%다. 합산 점유율은 9.3%에 이른다. 2위인 삼성전자 8.1%를 넘어서는 것이다.
 
파운드리 점유율 1위는 대만 TSMC(67.1%)이며, 3위는 중국 SMIC(5.5%)다.

다만 UMC와 글로벌파운드리 합병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 사업에는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12나노 이하의 레거시(구형) 공정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도 최근 7나노 이하 첨단공정 외에 전력반도체 등 레거시 공정 고객사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일반 소비자와 차량용 분야에서 8인치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파운드리 추격도 무섭다.

세계 파운드리 3위인 중국 SMIC는 최근 5나노 공정 기술의 반도체 양산에 들어갔다.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노광) 장비 없이 구형 심자외선(DUV) 리소그래피 장비를 활용해 5나노 양산에 성공했으며,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 ‘어센드910C’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2020년부터 5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기술 격차가 5년 안팎까지 좁혀진 셈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자체 EUV 노광 장비와 게이올어라운드(GAA) 첨단 반도체 기술까지 개발해 선두주자와 격차를 좁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IT매체 Wccf테크는 “SMIC의 발전 경로는 2025년 3분기에 시험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중국 자체 EUV 장비 개발에 달려있다”며 “화웨이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장비 제조사인 Si캐리어는 네덜란드 ASML 장비의 대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UMC-글로벌파운드리 합병 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면초가', 한진만 수율 관리 발등의 불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올해 단기간 내 2나노 첨단공정 수율(정품비율)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과 달리 삼성전자는 선두주자인 TSMC와 기술과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4~5나노 수율은 안정적으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나, 여전히 3나노 수율은 기대 이하에 그치면서 주요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나노에서도 TSMC에 뒤처지는 형국이다. 

TSMC는 이미 애플, 퀄컴 등 주요 2나노 고객사를 확보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으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율도 이미 6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안정적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2026년 상반기는 돼야 2나노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만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3월19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1~2분기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율을 높여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최단 기간 도달하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빠른 시일 내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오히려 후발 주자에 따라잡힐 위기에 놓인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파운드리 사업에서 4조~5조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 IT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은 30% 수준으로, TSMC의 60~70% 수율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3나노에서 대형 고객을 유치하지 못하고 2나노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데, 파운드리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