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경쟁 '험난', TSMC는 주문 받고 인텔과 라피더스는 양산 채비

▲ 인텔과 TSMC, 라피더스가 일제히 2나노 이하 미세공정 파운드리 분야에서 성과를 발표하며 치열한 경쟁 판도를 예고했다. 인텔 18A 공정 연구개발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TSMC와 인텔, 일본 라피더스가 일제히 2나노 이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고 발표하며 경쟁 의지를 뚜렷이 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업들 상대로 주요 고객사의 첨단 파운드리 수주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속도전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인텔은 1일(현지시각) 파운드리 사업 발표행사를 통해 “18A 공정 반도체가 시험생산 단계에 돌입했다”며 하반기 양산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18A(1.8나노급) 미세공정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주력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고객사 반도체 양산이 추진되고 있다.

인텔이 3나노와 2나노 등 기존에 개발하던 공정의 고객사 파운드리 제공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며 18A 반도체 생산 시기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서 18A 파운드리 상용화 시점을 재확인하며 고객사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운 셈이다.

같은 날 대만 TSMC는 고객사들에 하반기부터 생산하는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주문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2나노 공정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와 매출이 모두 3나노 파운드리를 큰 폭으로 웃돌 가능성을 예측하며 강력한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한 라피더스 역시 같은 날 2나노 미세공전 반도체의 샘플 생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하며 7월부터 고객사에 이를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 경쟁에 뛰어드는 3개 기업이 동일한 시기에 중요한 기술적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힌 점은 앞으로 치열한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는 결국 소수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벌이는 수주 사업인 만큼 잠재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은 결국 TSMC나 인텔과 같이 하반기부터 2나노 파운드리 기술을 상용화하고 고객사 제품 생산을 노리는 삼성전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2나노 경쟁 '험난', TSMC는 주문 받고 인텔과 라피더스는 양산 채비

▲ TSMC가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양산하는 제20 공장 예상 조감도.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기반 반도체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생산하기 시작하며 앞서나갔지만 수주 경쟁에서는 대형 고객사 확보에 성과를 내지 못 해 쓴잔을 들었다.

인텔이 기술 개발에 고전하는 사이 TSMC가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의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사실상 독점하며 파운드리 시장 판도가 재편됐다.

하반기부터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양산을 시작하는 2나노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명예를 회복하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상위 기업으로 입지를 재확인할 중요한 기회로 꼽힌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쟁사들이 이처럼 2나노 이하 미세공정 수주전에서 강력한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쉽지 않은 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TSMC는 이미 3나노 공정 기술을 활용하던 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주문을 대거 확보할 것으로 예상해 2나노 생산 투자 속도를 앞당기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텔도 18A 공정 상용화는 파운드리 사업 진출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데 자신을 보이고 있다.

라피더스의 경우 2나노 반도체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시기를 2027년으로 계획하고 있어 시장 진출이 다소 늦은 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직접적으로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비용을 사실상 모두 지원하며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어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이르면 6월에 미국 내 대형 고객사에 포함되는 브로드컴에 반도체 샘플을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더구나 인공지능 클라우드 시장에 핵심 기업인 IBM이 라피더스와 2나노 반도체 개발에 전폭적으로 협력하고 있어 고객사 수주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여러 경쟁사와 동시에 맞서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실제 고객사 수주에도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녹록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는 셈이다.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슈퍼컴퓨터 및 모바일 제품에 최적화된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 완성도를 높여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는 “TSMC를 필두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2나노 경쟁의 포문이 열렸다”며 “TSMC는 삼성전자와 인텔에 격차를 벌리려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