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안에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하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아 해양플랜트 수주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시장이 살아나는 데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자본확충이 이뤄진 뒤에도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900%에 이른다”며 “신규수주 활동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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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이 연구원은 “건조기간이 긴 만큼 해양플랜트 발주처는 조선사의 재무구조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해양플랜트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반사효과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대우조선해양이 상대적으로 건조기간이 짧은 특수선과 선박에서만 수주를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이 연구원은 봤다.
상선의 건조기간은 보통 2~3년으로 짧은 편이다. 반면 해양플랜트의 건조기간은 4~5년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9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7000%에서 900%로 대폭 개선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열악한 재무구조 때문에 아예 경쟁에서 제외되는 등 정상적 수주활동을 벌이지 못했는데 내년부터 정상적으로 수주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분사가 마무리되면 부채비율이 기존 106.1%에서 95.6%로 10%포인트 이상 개선된다.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도 3분기 말 기준으로 222.8%다.
해양플랜트시장은 저유가 시대가 저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에너지기업 ‘뉴에이지’가 발주하는 콩고-브라자빌의 FLNG(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설비) 입찰이 조만간 마감된다. 이 프로젝트는 5억 달러 규모로 내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3사 모두 이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의 석유회사인 스타토일도 10월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내년에 발주하겠다고 예고했다. 셸도 유가하락을 이유로 중단했던 멕시코만 비토 프로젝트를 2년 만에 재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상선 한척을 계약하면 수주금액이 최대 3천억 원 수준이지만 해양플랜트는 수주금액이 최대 2조 원대에 이르는 등 한번에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양플랜트가 호황을 맞았던 2012년과 2013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전체 수주금액에서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FLNG를 건조하는 등 해양플랜트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재무구조가 여전히 좋지 않다”며 “경쟁력도 갖추고 재무구조도 양호한 삼성중공업과 경쟁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