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이 GS그룹의 지주사 GS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그룹회장 자리를 넘기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허 부사장이 11월 말부터 보름 동안 GS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이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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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
허 부사장은 기존에 GS 지분을 4.47% 보유하고 있었는데 15일 기준으로 지분율이 4.82%까지 높아졌다. 보름 만에 0.35%포인트 늘어났다.
허 부사장은 183억 원가량을 들여 아버지인 허완구 승산 회장으로부터 GS 주식 33만 주를 사들였다.
허 부사장은 허창수 회장(4.75%)을 제치고 GS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허창수 회장의 GS 지분율이 오너일가 가운데 두번째로 밀린 건 2004년 GS그룹이 출범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GS그룹은 회장 승계와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허 부사장의 지분매입이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GS그룹 오너일가가 가족 간 화합을 중시하고 가족회의를 통해 중대사를 결정하는 전통이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번 지분 매입도 가족 간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허 회장이 GS그룹 회장에 오른 지 오래된 데다 4세경영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인 만큼 장기적으로 4세경영까지 포석에 두고 지분 매입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최근 GS그룹 정기인사에서 GSEPS 대표이사에 오르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 부사장은 2007년 GS홀딩스에 상무로 입사한 뒤 2010년 전무,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초고속으로 승진하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에너지의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을 맡으며 그룹에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허 부사장의 나이가 많지 않고 직급이 부사장인 만큼 앞으로 회장으로 승진하고 경영권을 물려받으려면 10년가량은 걸릴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허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아직 40대다. 1948년생인 허창수 회장보다 20살이나 나이가 적다. 허 회장이 처음 GS그룹 회장에 오른 2004년과 비교해도 나이차이가 8살에 이른다.
이 때문에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허창수 회장에 이어 그룹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허진수 회장은 정기인사를 통해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회장에 올랐다. 2012년 GS칼텍스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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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GS그룹 회장. |
허진수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친동생으로 1953년생이다.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하는 등 그룹에서 입지도 탄탄하다고 평가받는다.
GS그룹은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됐을 때부터 허창수 회장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허 회장이 13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그동안 경영권과 관련한 잡음조차 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사촌경영이나 장자승계 등 경영권 승계원칙이 정립되지 않아 앞으로 경영권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S그룹은 허씨일가 40여 명이 GS 지분 46.32%를 1~4%대로 골고루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가 사이좋은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틈새가 벌어질 경우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