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의존도가 높은 탓에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윤태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사업인 반도체패키징사업과 전장부품사업의 경쟁력 확보시기를 앞당겨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4일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제품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4분기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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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삼성전기는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323억 원, 영업손실 58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0% 줄면서 적자전환하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제품에 공급하며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3분기도 갤럭시노트7 단종 탓에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0% 급감했다.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선보일 갤럭시S8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삼성전기의 실적개선 시기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갤럭시S8이 출시돼도 부품 공급단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실적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듀얼카메라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가 원가상승 등을 이유로 갤럭시S8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하지 않을 경우 삼성전기의 실적개선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듀얼카메라는 카메라모듈이 두개 사용되고 두개의 카메라모듈을 연동하는 기술 등이 들어가는 만큼 싱글카메라보다 판매단가가 높다.
김 연구원은 “갤럭시S8의 듀얼카메라 탑재 여부는 삼성전기의 불확실 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삼성전자가 내년 듀얼카메라를 채택하지 않으면 삼성전기의 실적개선폭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사업으로 삼은 패널레벨패키징(PLP)사업과 전장부품사업의 경쟁력을 확대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사장은 패널레벨패키징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전장부품사업에서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반도체패키징사업을 담당하는 PLP사업팀을 직속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삼성전기는 7월 신사업으로 삼은 패널레벨패키징에 2630억 원 투자를 결정한 뒤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와 함께 테스크포스팀(TFT) 형태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사장 직속으로 조직을 개편한 만큼 이 사장이 패널레벨패키징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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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의 자동차 전장부품. |
반도체를 포장하는 패키징기술은 IT기기들에 탑재되는 반도체가 날로 소형화하고 집적화하면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패널레벨패키징은 인쇄회로기판(PCB)를 사용하지 않고 웨이퍼 단계에서 반도체를 직접 포장하는 기술로 생산성과 효율성 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PLP제품의 양산을 목표로 충청남도 천안에 패키징라인을 설립하고 있다”며 “이번에 사업팀을 신설한 것은 기존에 진행하던 PLP사업을 사장 직속으로 새롭게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이 사장 직속으로 신사업추진팀도 운영하고 있다.
신사업추진팀은 차량용 전장부품사업, 적층세라믹콘덴서 등의 신제품개발 등을 담당하는데 사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과 전장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 탄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주기판(HDI)사업 등에 대한 추가적인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등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카메라모듈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사업부문 매각, 인력감축 등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인위적인 경영효율화 작업이 일단락돼 고정비 부담이 완화됐다”며 “삼성전기 내년 실적은 삼성전자의 듀얼카메라 채택시기, 패널레벨패키징사업의 진행속도, 삼성전자와 전장부품사업의 시너지 효과, 주기판사업의 효율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