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와 협상에서 내년 자동차용강판 판매가격을 올리는 데 성공할까?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전세계적으로 철광석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철강사만 자동차용강판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며 “한국 철강사가 내년 1분기에 자동차용강판 가격을 대폭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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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자동차용강판의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철광석 가격은 올해 10월까지 톤당 50달러대에서 12월 들어 83달러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중국 철광석 가격은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2020년까지 철강생산능력을 1억5천 톤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들어 10월까지 철강생산능력을 4500톤 줄였다”며 “중국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에 따라 철강재 수요가 늘면서 철강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파악했다.
포스코는 자동차용강판의 판매가격을 올리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동차용강판 등이 포함된 냉연제품은 포스코의 전체매출에서 20%대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제품이다.
포스코는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을 감안해 올해 초 자동차용강판 가격을 깎아줬을 뿐 아니라 내년으로 가격인상을 미뤄줬다. 따라서 내년에는 반드시 자동차용강판 가격을 올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올해 7월부터 5개월째 현대기아차와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국제 원료탄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국과 일본 고로사도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포스코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제품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현대기아차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자동차용강판 가격을 올리는 데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기아차가 올해 파업여파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누적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6%, 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차는 31.6%, 기아차는 8.3% 줄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강판을 연간 500톤 정도 생산하고 있으며 현대제철의 전체매출에서 자동차용강판 매출은 3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는 있지만 포스코 등 동종업계의 기업이 자동차업계와 협상에서 가격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라며 “현재 현대기아차와 자동차용강판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초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