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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오른쪽) |
중국정부가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견제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통신사에 마케팅비 축소명령을 내려 외국 휴대전화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중국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이런 조치를 내린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중국시장에서 판매량 감소라는 악재를 만나게 됐다.
22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이동통신사들은 외국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 지급했던 보조금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 매체는 중국정부가 중국 통신사들에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명령함에 따라 통신사들이 보조금 축소에 나서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차이나모바일 등 3대 국영 통신업체에 앞으로 3년 안에 400억 위안(약 6조6344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은 이미 올해 단말기 보조금을 지난해보다 50억 위안 줄인 210억 위안으로 책정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상반기에만 153억 위안의 보조금을 집행했다. 앞으로 쓸 수 있는 보조금은 57억 위안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줄이게 되면 고가제품 위주로 중국시장을 공략해온 삼성전자와 애플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이 줄어들면 제품가격이 상승하게 돼 결국 고가제품 판매가 먼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Gfk의 사이먼 진 매니저는 “중국 통신시장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약정판매의 비중이 크다”며 “따라서 삼성과 애플은 보조금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Gfk에 따르면 중국 아이폰 판매의 43% 이상이 통신사 약정계약을 통해 이뤄진다.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50%에 이른다.
그동안 중국 3대 통신사들은 매년 200억 위안을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덕분에 두 업체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외국 제조업체로 남을 수 있었다.
이번 보조금 축소로 중국 현지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샤오미 등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사이먼 진은 “중국 통신사들은 판매량 증가를 위해 보조금 대부분을 중저가 스마트폰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베이징의 이동통신 분석가인 샹리강은 “외국 제조사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는 것은 통신사 운영비를 줄여줄 뿐 아니라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오는 9월 각각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를 출시한다. 그러나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인 중국에서 보조금 축소라는 악재를 만난 만큼 가격전략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생겨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가격인하을 놓고 깊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마크 뉴먼은 12일 보고서에서 “중국 현지업체들이 저가공세를 벌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고가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점유율을 뺏기지 않으려면 더 싼 가격에 팔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