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2M 해운동맹 가입에 실패했다. 경영정상화로 가는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2M 해운동맹 가입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시한 현대상선의 출자전환 조건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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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회장. |
현대상선은 11일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제휴관계를 맺었다”며 “정식회원은 아니지만 기존 회원인 머스크, MSC와 선복교환 및 매입을 등의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복교환은 배에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해운사끼리 교환하는 것이고 선복매입은 짐을 실을 공간을 사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배를 섞어서 운행하는 선복공유의 관계는 맺지 못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협상타결을 기존에 추진해 온 회원사로 정식가입과 다른 성격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머스크와 MSC가 체결한 선박공유협정(VSA)에 3번째 회원사로 합류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최종 협상에서 선박공유협정 체결은 3년 뒤로 미뤄졌다.
2M은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 등 세계 양대선사의 동맹이다. 세계 주요 해운사들은 2M을 비롯해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 3개 해운동맹에 가입돼 있다.
해운동맹에 가입한 선사들은 선박과 수송 물류망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있다. 동맹에 가입하지 못하면 경쟁력 면에서 다른 글로벌 선사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상선의 이번 협상의 결과를 놓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전한 해운동맹 가입이 아니면 다른 글로벌 해운사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고 적자구조 개선도 힘들어 글로벌선사로 재도약이 힘들어진다“며 ”사실상 경영정상화도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일단 약한 형태의 동맹이라도 시작을 하고 지속해서 확대해나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5월 7천억 원 규모의 대출과 회사채를 현대상선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 안건을 의결했다. 이 안건은 용선료 인하와 비협약채권 채무 조정과 함께 해운동맹 가입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