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사 주가가 트럼프 당선 이후 외국인 매수가 몰리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이 9일 “포스코의 경우 트럼프 당선 이후 외국인 매수가 폭증하면서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고 다른 철강사의 경우 외국인 매수 정도에 따라 주가 상승폭이 엇갈렸다”며 “외국인 매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파악했다.
올해 초부터 11월9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포스코 주식은 각각 250만 주, 175만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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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로고. |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뒤 11월10일부터 12월8일까지 외국인은 추가로 273만 주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24만 주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 주가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20.5%나 올랐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과 포스코 주가 상승을 연결짓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에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이런 기대감이 글로벌 철강사에 대한 외국인 매수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주가가 폭증하는 동안에 다른 글로벌 철강사 주가도 크게 뛰었다. 미국의 US스틸과 아세로미탈 주가는 각각 78.9%, 36.4% 올랐다. 아시아에서 신일본제철과 바오산강철 주가도 각각 34%, 17.9% 상승했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철강사 주가상승은 지역과 상관없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철강사 주가와 함께 미국 수요가 8%에 불과한 구리 가격도 투기적 매수가 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며 “트럼프의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았지만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상품으로 글로벌 자금이 집중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철강사 가운데 포스코와 함께 동국제강과 현대제철, 그리고 풍산 주가도 트럼프 당선 이후 외국인 매수 효과로 동반상승했다. 동국제강 주가는 40.7% 급등했고 현대제철과 풍산 주가도 올랐다.
반면 고려아연 주가는 외국인 매도로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고려아연과 사업구조가 비슷한 니르스타와 글렌코어의 주가가 20~30%정도 늘면서 고려아연만 트럼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고려아연 이익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귀금속 가격이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강세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원은 파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철강사 주식의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는 한 주가는 오르겠지만 외국인 매도가 단기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며 “귀금속 가격이 반등할 경우 외국인들이 고려아연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