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회사 K옥션이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미술품 경매를 연다.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미술품을 비교해 보고 경매버튼을 누를 수 있게 됐다.
‘나만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겨냥한 것이다. 이상규 K옥션 사장은 중저가에 다양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는 온라인시장을 적극 공략하려 한다.
◆ 이상규, 온라인 규모 키운다
21일 K옥션에 따르면 오는 28일까지 9일 동안 온라인 미술품 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 작가 250여 명 작품 452점이 참가한다. 모든 작품을 합치면 추정액이 10억 원이나 돼 국내 온라인 경매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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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규 K옥션 사장 |
한국 근현대사 미술품을 대표하는 천경자 장욱진 이우환 작가를 비롯해 그동안 경매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가들과 해외미술품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온라인 경매에서 100만 원 이하 작품도 200점 가량 출품됐다. ‘예술은 비싸다’는 인식을 깨 쉽게 경매에 참여하도록 문턱을 낮췄다.
K옥션 관계자는 “유명작가들의 수작을 출품해 온라인 경매의 수준을 높였다”며 “앞으로 온라인 경매의 횟수와 규모를 늘리고 작품의 질을 높여 온라인 경매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옥션은 2006년 8월부터 온라인 경매를 시작했다. 지난 7월까지 40차례나 진행했다. 그동안 온라인 경매로 모두 3500점 가량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금액으로 치면 100억 원 규모다.
이 사장은 그동안 온라인 경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최근 “예술이 주는 감동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채 거래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며 “그것이 예술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국외국어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6년 동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 VIP고객을 상대하는 은행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다 2002년 경쟁사인 서울옥션에서 재무총책임자(CFO)를 맡아 예술업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 사장은 2005년 신생회사였던 K옥션 창립멤버로 자리를 옮긴 뒤 2012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사장은 사람들에게 은행 이자수입을 바라는 것보다 좋은 작품을 사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내가 좋아서 걸어두고 보면서 매일 행복했는데 마침 재화적 가치까지 오르면 그 그림이 더 예뻐보일 것”이라며 “미술품 가격은 분명히 장기적으로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 고가 미술품 경매도 ‘온라인’이 뜬다
그동안 미술품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눈으로 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미술품도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구매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에서 100만 원의 이하의 작품들이 주로 거래된다. 처음 미술품을 구매하려는 이들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게다가 여러 작품들을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서울옥션의 경우 무료배송과 설치 서비스까지 제공해 온라인 경매 참여를 늘리고 있다. 그동안 부산에 사는 고객이 100만 원짜리 작품을 구입하면 배송비만 30만 원 가량이 들어 구매를 꺼리기도 했다.
서울옥션 최윤석 이사는 “미술품 경매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있는데 요즘에 일반인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경매는 낙찰률 100%를 기록했다.
온라인 미술품 경매는 전 세계적으로 호황을 맞고 있다. 세계 최대 경매회사인 소더비는 이베이와 손을 잡고 온라인으로 경매를 생중계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도 지난해 미술품 거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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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옥션 온라인 경매 출품작 중 하나인 천경자 '아네모네'(23×30.5㎝, 800만~1500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