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이를 증명해야 하는 부담도 더욱 커지게 됐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물산의 합병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열린 청문회에서 “두 회사의 합병은 경영권 승계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합병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며 “합병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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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합병을 통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새로 태어났다. 출범 1년3개월을 맞은 삼성물산은 현재 각 사업부문마다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시너지에 여전히 의문이 따라다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2분기에 통합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에서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1180억 원, 15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정상궤도로 진입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건설부문 실적 정상화가 삼성물산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상사부문과 리조트부문 역시 3분기에 각각 130억 원, 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순항하고 있다.
패션부문은 적자를 냈다. 그러나 패션부문의 경우도 4분기에 실적이 몰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간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바이오사업은 앞으로 삼성물산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의 자회사이자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을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초기투자비용이 큰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르면 2018년에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규모 측면에서 이미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제1공장(3만 리터 규모)이 가동된 데 이어 내년에 제2공장(15만 리터 규모)이 가동된다. 현재 제1공장만으로 분기당 500억~800억 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업부문 간 시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삼성물산은 합병 당시 2020년까지 매출 60조 원, 세전이익 4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주주와 소통을 강화하고 주가부양에 적극 나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상사부문은 제일모직의 패션과 식음료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섬유와 식량사업 확대 △패션부문은 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시장 본격 진출 △리조트부문은 상사를 활용한 식음료사업 확대 △바이오부문은 건설부문 시공능력 활용으로 투자효율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주가가 16만 원대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 12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