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마트가 수익성 중심 경영행보를 강화하는 가운데 2027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가운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만성적자에 빠진 이커머스 플랫폼 자회사 SSG닷컴 등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관건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14일 개장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에 문을 연 이마트 전문점 노브랜드 매장.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공격적으로 잡은 수익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만성 적자에 빠진 자회사 SSG닷컴과 G마켓 등 이커머스 플랫폼의 수익성 개선이 선결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이마트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7일부터 CJ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부산 강서구, 영도구, 기장군 등 부산 전역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한다.
앞서 SSG닷컴은 CJ대한통운이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충청권을 비롯한 신규 권역으로 새벽배송을 확대했다. 그 뒤 지난달 5~25일 해당 지역 새벽배송 매출은 전월보다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은 올 1분기 안에 대구에서도 새벽배송을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신세계그룹은 CJ그룹과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G마켓은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하고 내일도착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해 9월엔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으로 100% 도착보장을 목표로 구매 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배송을 해주는 ‘스타배송’을 선보였다.
SSG닷컴은 협약을 계기로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이 맡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이마트와 별개로 온라인 배송을 전담해온 자체 물류센터인 김포 ‘네오(NEO)’ 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SSG닷컴의 네오센터 위탁물류 전환이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성현 IB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SSG닷컴 네오센터 위탁 물류 전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CJ대한통운을 통한 물류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위탁 물류 전환으로 SSG닷컴은 영업이익 성장이 급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SSG닷컴이 물류 위탁 전환으로 수익성을 약 700억 원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SSG닷컴 관계자는 “물류센터 이관은 신세계와 CJ가 그룹 차원에서 협의하고 있는 사항으로 현재 진행형”이라며 “각 개별회사에서 구체적 진행 상황을 말하긴 어렵고 그룹 차원에서 진척도가 나오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SG닷컴과 G마켓은 각각 727억, 6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합산 영업손실은 1401억 원으로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 영업이익(1218억 원)보다 규모가 크다.
그나마 SSG닷컴은 전년보다 영업손실 규모를 303억 원 줄였지만, G마켓 영업손실은 354억 원이 증가했다.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회계상 비용이 SSG닷컴 83억 원, G마켓 200억 원 반영된 점을 고려해도 두 계열사 모두 지난해 연간 적자를 지속했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에서 물적분할된 뒤 7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G마켓은 2021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직후 적자로 돌아선 뒤 2023년 4분기를 빼면 분기 기준 영업이익을 단 한 번도 내지 못했다.
이마트는 최근 지난해 연결기준 471억 원(일회성 비용 포함)이었던 영업이익을 2027년 1조 원으로 20배 넘게 늘리겠다는 공격적 실적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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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커머스 관련 이미지. < Freepik >
신세계그룹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인터내셔날과 손잡고 G마켓을 현물출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선 이에 따라 이마트의 유효지분율이 낮아지면서 G마켓이 자회사에서 지분법 회사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G마켓을 3조4404억 원에서 사들였는데 이와 관련해 계속되는 영업손실과 기업인수가격배분(PPA) 상각비용으로 매년 영업이익에서 1500억 원가량을 손해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부터 G마켓 관련 영업손실과 기업인수가격배분(PPA) 상각비용이 제외되면 영업이익 측면에서 큰 폭의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트 스스로는 2027년 영업이익 1조 달성을 위한 방침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사업은 통합매입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가격에 재투자해 집객력을 높인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 3곳의 신규 출점을 추진한다.
본업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실적이 부진한 이마트 전문점 폐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말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운영해온 영유아 전문점 ‘베이비서클’과 와인 전문점 ‘와인클럽’ 운영을 종료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문점을 폐점하면서 2018년 16개 달했던 이마트 전문점 브랜드는 현재 6개로 줄었다. 이달을 끝으로 이마트 전문점은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몰리스펫샵, 토이킹덤 등 4개만 남게 된다. 지난해 노브랜드는 총매출 8512억 원을 내며 전문점 전체 실적의 83.5%를 이끌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전문점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운영하던 와인 전문점 ‘와인클럽’, ‘베이비서클 하남점’ 영업을 이달 말일 종료한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인한 수익성 강화 작업에 힘입어 2022년 전문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전문점 영업이익을 5억 원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선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가 매장 출점을 지속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SCK컴퍼니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908억 원을 거두며 이마트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09개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중국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