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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순혈'을 깨다] 하나금융에 희귀한 영입 CEO, 배성완 '장기보험'으로 하나손보 새 틀 짠다]( 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20143438_86131.jpg)
▲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체질 개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하나금융지주의 손자회사 아래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외부출신 CEO를 좀 더 찾을 수 있지만 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 14곳 가운데는 배성완 사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외부에서 CEO를 데려온 것인데 배성완 사장은 장기보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을 이어가며 흑자 전환을 준비한다.
20일 하나금융의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308억 원을 냈다. 2023년 순손실 759억에서 절반 이상 적자 규모가 줄었다.
2023년에는 순손실 규모가 2022년 대비 17% 커졌는데 지난해 실적 개선 흐름으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순손실 18억 원을 내며 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을 키웠다. 2022년 1분기 순이익 86억 원을 낸 뒤 11분기 만에 가장 좋은 실적이다.
하나손해보험이 배성완 사장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서도 순혈주의가 상대적으로 강한 곳으로 여겨진다.
우리금융은 관료 출신인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외부 출신 CEO를 다수 영입했고 신한금융도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벤처투자, 신한EZ손해보험 등 여러 계열사에 외부인사가 포진돼 있다.
KB금융은 지주 자회사 가운데 외부에서 영입된 CEO는 없지만 은행 출신 CEO 비중은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낮다. KB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11개 완전 자회사 가운데 KB국민은행 출신 CEO는 7명에 그친다. 나머지 4명은 인수한 회사의 내부 출신을 CEO로 올렸다.
반면 하나금융은 지분 100%를 보유한 14개 완전 자회사 가운데 11곳이 하나은행 출신 CEO다. 하나자산신탁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2곳은 인수 이후 내부 출신 인사가 CEO를 맡고 있고 나머지 한 곳이 바로 하나손해보험이다.
배성완 사장은 1968년생으로 영남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삼성화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0년 넘게 삼성화재에서 일하며 장기보험부문 기획팀장(상무), 장기보험부문장(부사장), 삼성화재 장기보험부문장(부사장) 등을 역임했고 2024년 1월 하나손해보험 사장에 취임했다.
배 사장은 삼성화재 시절 현장 영업으로 성과를 내 임원을 단 지 4년 만에 부사장에 오르는 등 영업전문가로 평가된다.
하나금융은 2023년 말 인사에서 배 사장 영입 소식을 알리며 “손해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획 및 영업 분야 등에서 전문 역량을 갖추고 있어 새롭게 하나손해보험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바라봤다.
배 사장은 올해 취임 2년차를 맞는 만큼 지난해부터 진행한 장기보험으로 체질 변화에 더욱 힘을 주며 실적 개선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한다.
하나금융은 상대적으로 약한 보험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이후 디지털손보사를 기치로 내걸고 그해 6월 하나손해보험을 출범했는데 현재 적자를 보며 오히려 그룹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손해보험의 흑자 전환의 열쇠를 장기보험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라고 보고 배 사장을 영입했다.
배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실제 디지털손보사로는 흑자 전환이 어렵다고 보고 손해율 높은 자동차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장기보험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에 힘을 줬다.
장기보험 판매를 위해 대면 영업 강화가 필수라고 보고 지점 수와 직원 수도 크게 늘렸다.
하나손해보험에 따르면 법인보험대리점(GA) 쪽 영업조직은 2023년 말 17개 지점 112명에서 2024년 말 33개 지점 213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배 사장 본인이 외부인사인 만큼 장기보험 강화를 위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여러 손보사에서 임원급 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체질을 바꾸며 실적 개선을 위한 토대를 만들었다면 올해는 숫자로 성과를 증명해야 할 때인데 배 사장은 급하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해보험 내부적으로는 내년 정도를 흑자 전환 시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당장 흑자로 돌아선다면 좋겠지만 장기보험이 상대적으로 초기에 나가는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수익성 개선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올해는 적자 규모를 줄이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금융 '순혈'을 깨다] 하나금융에 희귀한 영입 CEO, 배성완 '장기보험'으로 하나손보 새 틀 짠다](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19164106_64716.jpg)
▲ 방송인 강호동씨가 나오는 하나손해보험의 30초짜리 광고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약 한 달 만에 233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손해보험 유튜브 캡쳐>
하나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힘주는 시니어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도 배 사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그룹의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HANA THE NEXT)’를 내놨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생명보험, 하나손해보험, 하나자산운용, 하나벤처스 사장단과 주요 임원들로 구성된 ‘하나 더 넥스트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더 넥스트 치매간병보험’ 상품을 새로 내놓는 등 시니어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올해 1월 하나 더 넥스트 모델인 방송인 강호동씨를 앞세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광고를 시작하며 그룹 인지도를 통해 기존 상품을 알리는 양방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배 사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하나손해보험은 하나금융그룹의 일원으로서 손님과 하나된 20년을 넘어 함께 할 100년을 위해 차별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발하겠다”며 “손님의 일상생활 전 영역에서 함께하고 지켜드리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