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숙 전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차은택씨가 모든 사업의 틀을 만든 것이니 사업에 손을 대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여 전 본부장은 7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서 “내가 물러나게 된 것은 형식적으로는 사임이었지만 실질적으로 해임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아침에 전화해 나를 내보내라고 했다고 김 전 장관이 말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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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여 전 본부장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임배경을 묻자 이렇게 답변했다.
여 전 본부장은 올해 4월8일 차씨의 뒤를 이어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에 올랐으나 5월31일 갑작스레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 전 본부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언어정보연구소 박사과정을 밟은 뒤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 대우교수와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 전 본부장은 “차씨가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에서 물러나 명예단장으로 일하면서 사업에 수시로 관여했다고 들었다”며 “차씨가 모든 사업의 틀을 만든 것이니 사업에 손을 대지 말라는 명령을 김 전 장관으로부터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수증과 사업계획서, 부실한 행정절차 등을 검토하고 나니 차씨와 김 전 장관, 문화창조융합벨트 간부들과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청와대 수석실이 한팀으로 움직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 전 본부장은 차씨의 전횡과 문화창조융합본부의 문제점을 여러 곳에 알리려고 애썼다고도 밝혔다.
그는 “문화창조융성사업은 국가의 브랜드가 걸린 일인데 이런 사업이 각종 비리로 얼룩지는 것은 한 국가의 정신을 난도질하는 일”이라며 “김 전 장관에게는 당연히 보고했고 민정수석실뿐 아니라 감사원, 국가정보원에 보고하려고 했지만 두려워져서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인 국정원 문화분야에 있던 분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