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딥시크 로그인 화면. 중국 기상청은 자국 기상 예보 체계에 딥시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딥시크>
이에 기존 기상 예보 체계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이 주목받고 있어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 기상 예보' 모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중국 기상청이 자국 기상 예보 체계에 인공지능 ‘딥시크’를 접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밀한 기상 예보 체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앞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22년 공식성명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기상 예보 체계를 구축할 것을 기상청과 과학기술부 등 관련 당국에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당시 제20차 전국대회 보고서를 통해 “기상 예보 체계 발전과 기상 서비스 보장 역량 강화는 재난 예방 분야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최전선 방어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 내부 자료로 미루어 볼 때 중국 정부는 현재 기상 예보 체계에 AI를 도입하는 것이 정밀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기상청은 이미 지난해 7월 허베이성에 기상 예보용 AI 모델 혁신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AI 분야에서 중국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과 유럽은 민관 협력을 통해 이미 기존 기상 예보 모델보다 우수한 정밀성을 가진 AI 모델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 지난해 카리브해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베릴의 위성사진 모습. 베릴은 기상학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빠른 속도로 강도를 높여 며칠 만에 카테고리 5등급 허리케인으로 발전했다. <연합뉴스>
기존 기상 예보 시스템은 물리 법칙에 기반한 계산식을 바탕으로 향후 날씨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한다.
이와 달리 AI 모델은 과거 기상 데이터를 종합하고 분석해 미래에 어떤 기상 현상이 나타날지 추론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젠캐스트는 2018년까지 그 이전 40년 동안 기상 데이터를 학습했으며 2019년에 발생한 날씨, 온도, 강수량, 풍속 등 약 1300개에 달하는 기상 조건을 예측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중기예보 기준 ECMWF가 사용하는 물리 모델보다 기상 변수를 97% 더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란 프라이스 구글 딥마인드 수석 연구원은 CNN 인터뷰에서 “AI 기반 기상 예보 체계는 이제 황금기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며 “AI 모델은 기존 모델에 통합돼 함께 실사용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ECMWF 연구진은 이 같은 AI 모델과 물리 모델의 격차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주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물리 모델들은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기상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하는데 기후변화가 발생하면서 계산해야 할 값에 변화가 생겨 오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터 듀벤 ECMWF 지구 기상체계모델링 연구 책임자는 CNN을 통해 "이 모델들을 통해 우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극한 기후가 더 강력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구글 외에도 빅테크 기업 엔비디아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국가 기관들도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상반기 자체 연구팀 엔비디아 리서치를 통해 개발한 AI 모델 '스톰 캐스트'를 공개했고, 해양대기청도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체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클 모건 미국 상무부 차관보는 지난해 3월 열린 백악관 공동회의에서 "기상 예측을 목적으로 하는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해양대기청의 기술과 운영 역량을 재평가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해양대기청은 최신 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책임감 있게 사용해 국민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