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슈퍼널 UAM '결실' 거두나, 트럼프 정부 항공규제 완화에 기대감](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14141121_154297.jpg)
▲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슈퍼널 제조 공장에 2024년 5월 미국 항공학회원을 비롯한 견학생이 S-A2 컨셉트 기체를 살펴보고 있다. <슈퍼널 유튜브 영상 갈무리>
현대차그룹은 UAM을 차세대 사업 동력 가운데 하나로 점찍고 미국 현지에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에서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각) 항공전문지 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뉴스에 따르면 슈퍼널이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공항에 배치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가 언론에 포착됐다.
eVTOL은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뜨고 내려 좁은 도심에서 운행해야 하는 UAM 분야에 핵심기술로 꼽힌다.
이번에 포착된 기체가 실물과 같은 크기인 데다 실제 비행장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을 두고 슈퍼널이 동력 시험을 앞뒀다는 관측이 나왔다.
슈퍼널은 아직 공식 비행 기록이 없다. 예전에 CES와 같은 글로벌 전시회에도 모형 기체만 선보였다.
슈퍼널은 올해 실물 크기의 기술 시범기체(FSTD)부터 이후 시제품까지 시험 비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뉴스는 “슈퍼널이 차세대 항공 기체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노력에 중요한 진전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UAM 부문을 별도 사업부로 분사해 2021년 12월 미국에 슈퍼널을 설립했다. 여기서 eVTOL 기체 제조 및 관련 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성과가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슈퍼널의 성과는 트럼프 정부에서 더욱 부각될 공산이 크다.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eVTOL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기체 제조 및 비행에 성과를 보임에 따라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벌이는 경쟁을 계기로 전기 항공기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게 됐다”라고 짚었다.
![현대차의 슈퍼널 UAM '결실' 거두나, 트럼프 정부 항공규제 완화에 기대감](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14142834_136286.jpg)
▲ 1월16일 상하이 룽화 헬리포트에서 중국 UAM 기업 이항이 제조한 eVTOL EH216-S기가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도 관련 규제가 촘촘해 현지 eVTOL 업체 다수는 미국보다 규제가 덜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을 초기 에어택시 사업 선정지로 예정했다.
미국 교통부 아래 연방항공청(FAA)는 eVTOL 상용화 전에 5단계에 걸친 인증을 요구한다. 시장 선두 주자로 꼽히는 조비에비에이션조차 2024년 2월 3단계를 통과하고 지금 4단계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024년 11월 낸 논평에서 “FAA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인증을 내주면 기업은 10년 뒤에나 eVTOL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를 완화해 산업 개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로펌 필즈베리는 “트럼프 2기 정부는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 도전에 맞서기 위해 첨단 항공 모빌리티와 같은 산업 혁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 교체를 계기로 UAM 시장 확대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는 투자로도 감지된다.
eVTOL 제조사 아처에비에이션은 12일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한 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3억 달러를 조달했다.
요컨대 규제 완화와 투자로 인한 시장 확대의 흐름 속에서 미국에서 일찍이 UAM 사업을 준비해 온 현대차그룹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본업인 자동차 판매가 미국 트럼프발 관세 및 전기차 지원 축소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UAM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열리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UAM을 비롯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로 신사업에 탄력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다만 트럼프 정부 출범을 전후해 미국에서 연달아 항공 사고가 발생해 오히려 FAA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한편에서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FAA가 안전 기준을 완화하려 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