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 폐쇄, 일론 머스크 'X 머니' 도입 걸림돌 제거

▲ 10일 미국 워싱턴 D.C. CFPB 청사 앞에서 열린 폐쇄 반대 시위에 한 참가자가 일론 머스크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있다. "나는 너에게서 빼앗아간다"는 문구가 써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내린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폐쇄 명령이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기업 X(옛 트위터)에 반사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 X에 온라인 결제를 비롯한 금융기능 도입을 준비하는데 규제 주무 부처가 문을 닫으면 걸림돌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CFPB 폐쇄가 ‘X 머니’로 이름 붙은 X 내 금융 결제기능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CFPB가 엄격한 규제로 금융기관 혁신을 막는다며 8일 업무 중단 명령을 내리고 14일까지 청사 건물을 폐쇄하도록 했다. 사실상 부처를 없애는 수순이란 평가가 많다. 

CFPB는 X와 같은 비은행 기술 회사가 디지털 결제 시장에 진출하면 이를 감독해야 하는데 권한이 축소되거나 사라지면 X 머니 도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CFPB는 디지털 결제앱(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기술 기업에 감독 권한을 확보하는 규정을 2024년 11월 확정하고 올해 1월9일 발효했다. 

뉴욕타임스는 “결제 사업을 원하는 일론 머스크가 연방 기관을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는 글로벌 전산이체 네트워크를 보유한 비자(VISA)와 협업도 추진했다. 

X는 비자와 함께 사용자 사이 온라인으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결제 시스템 ‘X 머니’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올해 1월 발표했다. X는 미국 30개 이상 주에서 송금 허가를 확보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X에 금융 결제뿐 아니라 사용자 생활 전반과 관련한 기능 다수를 추가해 ‘만능 앱’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사업과 관련한 정부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함께 짚으며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리처드 코드레이 CFPB 초대 국장은 “일론 머스크가 자신 사업과 관련한 기관을 무력화하는 건 그에게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노골적인 이해충돌”이라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