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항공기 참사에 따른 소비자 신뢰 하락과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경영진과 항공기를 전면 교체하는 등 쇄신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해외 여객 수요 급증으로 2조 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무안공항 사고 여파를 비롯해 고환율, 각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소비자 안전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락사고' 제주항공 영업이익률도 추락, 김이배 경영진·항공기 교체로 부활 가능할까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경영진과 항공기를 전면 교체하며 쇄신에 나선다. 사진은 김 사장이 2024년 12월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11일 제주항공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3월 열릴 정기 추추총회에서 정재필 제주항공 커머셜본부장, 김형원 AK홀딩스 법무담당을 신규 사내이사로, 민흥식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과 연태준 홈플러스 부사장 등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각각 상정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뢰 회복과 경영 내실화를 위한 항공 전문가를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이사회는 현재 김 대표, 이정석 경영기획본부총괄 전무 등 사내이사 2인, 이장환 기타비상무이사 1인과 김흥권·조영조·조남관 사외이사 3인 등 모두 6명이다. 

이 중 이장환 기타비상무이사와 김흥권·조영조 사외이사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새로운 경영진 구성과 함께 회사는 최근 사고 기종 대신 최신 항공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기단 현대화 계획은 2030년까지 보잉의 차세대 여객기 B737-8 50대(옵션 10대 포함)를 금융 리스 방식으로 도입, 운영 리스 방식으로 도입한 기존 주력 기종인 B737-800을 대체하는 것이 골자다.

B737-8은 기존 B737-800 대비 연료 소모량을 15% 줄일 수 있고, 정비주기 확대·스마트 정비·부품호환 효과 등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중거리 지역까지 운항할 수 있어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으로 항공 노선을 넓힐 수도 있다.

다만 지난해에도 제주항공은 B737-8 여객기 4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으나, 실제 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0~2022년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망이 붕괴했고, 이후 항공사들의 밀려드는 주문에 따라 보잉 여객기 출고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보잉 노동조합 파업이 7주간 이어져 생산차질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보잉의 B737-8이 속한 B737시리즈 인도량은 2024년 265대로 1년 새 33% 줄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보잉 생산 지연으로 B737-8을 한 대도 인도받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2025년 7대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당초 기단 현대화 작업을 2026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2030년으로 연기했다. 전체 물량 40대 가운데 현재까지 도입된 기체는 3대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종식 후 해외 여행 회복세를 타고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무안공항 사고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추락사고' 제주항공 영업이익률도 추락, 김이배 경영진·항공기 교체로 부활 가능할까

▲ 제주항공은 차세대 여객기 B737-8을 2030년까지 50대 확보한다는 기단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회사의 2023년 11월 B737-8 1호기 도입 기념식 모습. <제주항공> 

회사는 2024년 매출 1조9358억 원, 영업이익 799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1조6993억 원)은 12.3% 늘었지만 영업이익(1618억 원)은 52.9%나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엔 영업손실 450억 원, 순손실 728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4분기 영업비용은 4906억 원으로 2023년 4분기보다 7.7% 증가했는데, 항공유 단가는 1배럴당 88달러로 오히려 18.2% 하락한 점 등을 감안하면 다소 큰 폭의 비용 증가로 판단한다”며 “일회성 또는 안전사고 관련 비용 반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수익성 하락은 진에어, 에어부산 등 다른 상장 LCC 회사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진에어가 1667억 원(11.4%), 에어부산이 1463억 원(14.5%)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제주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 9.5%에 비해 5.4%포인트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 항공기 사고와 관련한 안전 관련 비용과 비운항에 따른 매출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회사는 동계 시즌이 끝나는 3월29일까지 국내선 838편, 국제선 1040편 등 총 1878편을 감축키로 했다. 이는 2024년 1분기와 비교하면 국내선은 4.07%, 국제선은 7.88% 각각 줄어든 것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