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항공회사 주식에 투자하면서 아시아지역 항공사도 저평가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한준 KTB증권 연구원은 5일 “워런 버핏이 올해 3분기에 미국 항공회사 주식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공시되자 미국의 항공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며 “버핏이 항공사에 재투자하면서 아시아 항공산업의 경쟁심화에 따른 국적항공사 저평가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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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
워런 버핏의 다국적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11월14일 아메리칸 에어라인, 유나이티드 컨티넨털 홀딩스, 델타 에어라인 등 미국 항공주를 12억8410만 달러(1조4천억 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버핏이 항공산업에 부정적이었던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버핏은 과거 여러 차례 항공회사 주식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면서 “항공산업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투자가 너무 많이 필요해 수익이 나지 않는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항공산업이 기존 공급과잉 상태에서 현재 과점상태로 안착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공급이 조절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 때문에 워런버핏이 항공회사 주식에 투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항공산업은 공급과잉,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1978년부터 지금까지 200여 곳의 항공사가 파산했다. 항공사의 파산이 잇따르자 현재 미국의 대형항공사는 아메리칸과 유타이티드, 델타와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4개사로 압축됐다.
이 항공사들은 점유율을 확대하기보다는 공급을 조절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파악했다.
버핏이 항공회사 주식에 다시 투자한 데 따라 국적항공사 등 아시아의 대형항공사도 저평가 국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공격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중국의 국영항공사 때문에 아시아 항공사가 단기간에 수익성을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대형항공사가 살아남아 버핏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국적항공사가 과도한 평가절하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