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올레드TV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LG전자에 크게 의존하던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패널 공급처가 본격적으로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시장에서 올레드TV를 ‘대세’로 자리잡도록 하려면 발빠른 생산투자로 적기에 대응해 대형 올레드패널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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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일 “소니가 내년 초 본격적으로 올레드TV 라인업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동안 LG전자가 지속하던 시장확대 노력에 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마케팅업계 등 다양한 출처에서 소니의 올레드TV 출시소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CES2017)에서 공개될 것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소니의 올레드TV 출시 여부는 그동안 LG디스플레이의 성장동력인 대형 올레드패널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혀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가 과점체제를 구축한 프리미엄TV시장에서 LG전자에 이어 소니를 올레드 진영으로 끌어들일 경우 올레드가 본격적으로 ‘대세’로 자리잡으며 글로벌 업체들의 유행을 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유럽 TV업체 등에 대형 올레드패널을 공급했지만 점유율이 미미해 사실상 LG전자에 공급을 전부 의존해왔다. 소니의 올레드TV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고객사 다양화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니가 올레드 TV시장에 진입하면 중화권 업체들의 올레드TV 출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TV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레드TV는 LCD패널을 탑재한 기존의 TV보다 색감과 화질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올레드패널의 원가가 높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글로벌 제조사들이 출시를 늦춰왔다.
LG디스플레이가 소니의 올레드TV 출시 이후 실제로 본격적인 시장확대 효과를 보려면 대형 올레드패널의 공급가격을 낮춰 적기에 많은 업체들을 올레드진영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사업에 2017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프리미엄TV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물량증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패널의 시장확대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생산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최근들어 중소형 올레드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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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가 2013년 공개했던 올레드TV 시범용 제품. |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패널에서 입지확보를 하지 못할 경우 전략을 선회하고 대형 LCD패널 생산공장을 증설해 중화권업체들과 맞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소니가 올레드TV 출시를 본격화하면 이런 불확실성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산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효과가 중요한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 공급단가를 낮추려면 대규모 증설이 필수적이다. 이 경우 올레드TV패널의 흑자전환 시기는 늦춰지겠지만 장기적으로 대형 올레드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투자를 지속하며 여력이 분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형 올레드에서 기회를 맞으며 시장변화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정 연구원은 “올레드 TV패널의 수율이 안정화되고 일정 생산규모를 갖출 경우 이론적으로 LCD패널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