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인텔 서버용 GPU 홍보용 이미지.
CPU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인텔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신사업인 인공지능 반도체도 부진을 겪으며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현지시각) “인텔은 엔비디아가 왜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뛰어넘기 어려운 기업으로 자리잡았는지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최근 인공지능 GPU 신제품 출시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의 반응을 고려해 이를 내부 테스트 용도로만 활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성능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거나 충분한 잠재 수요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인텔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시스템 개발은 지속하겠다며 중장기 시장 진출에 여전한 의지를 보였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는 일이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엔비디아가 고객사에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블랙웰’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제품은 750억 달러(약 109조 원)에 이르는 연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인텔의 전체 사업 연매출 전망치인 530억 달러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인텔이 이미 판매하고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도 지난해 5억 달러 안팎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신제품 출시 계획이 취소된 만큼 성과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은 엔비디아의 앞마당이 된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회사의 정체성마저 파악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인텔은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재무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하고 대규모 구조조정도 실시했다.
주력 사업인 PC와 서버용 CPU 사업마저 수요 부진과 경쟁력 약화로 이중고에 놓이면서 사업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상태에 놓였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또는 회사 전체를 매각할 가능성마저 꾸준히 거론될 정도다.
급성장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이 반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미래를 장담하기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증권사 모간스탠리는 “인텔에 최선의 길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은 올해만 99억 달러(약 14조4천억 원)에 가까운 현금을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