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케아가 오는 9월 광명점을 여는 등 본격 진출에 대해 저항이 거세다. |
세계 가구업계 1위인 이케아의 진출에 대한 저항이 거세다. 지역 가구상인들이 모두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만날 수 있다고 환영한다. 이 간격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도의회 김영환 의원은 9일 이케아의 고양시 원흥보금자리주택지구 부지 매입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케아가 경기 고양 원흥지구 5만1,297㎡(1만5517평) 규모의 부지를 3년 동안 분할납부 조건으로, 지난해 12월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구입했다.
이케아가 구입한 부지는 애초 벤처기업집적시설이나 지식산업센터 등만 들어설 수 있는 곳인데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LH의 용도변경을 신청받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곳에는 대규모 점포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되고 이케아가 이 부지를 매입하게 됐다. 김 의원은 “이케아가 들어올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도 나섰다. 경기도의회는 결의안을 채택해 이케아가 고양시에 판매점을 낼 경우에 지역 가구산업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이케아의 원흥지구 부지매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케아에 대한 거센 반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케아는 KTX 광명역세권 내 7만8천198㎡에 연면적 25만6천168㎡ 규모의 한국 1호점을 신축하고 오는 9월 영업에 들어간다. 이케아가 진출에 대해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등 지역 중소상인들로 구성된 '이케아 광명입점저지대책위원회'까지 활동하는 바람에 이케아의 진출은 꽤 지연됐다.
이런 반발은 이케아가 들어올 경우 주변 가구상인들이나 가구공장들이 모두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케아에 가격 경쟁력이 되지 앟는다는 것이다. 이케아는 연매출이 40조원에 이른다. 수만가지 제품을 싼 값에 공급한다. 중국에 진출해 매년 20% 넘는 성장을 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한다. "이케아 한국 진출로 싸고 좋은 품질의 가구를 살 수 있어서 오히려 좋다", "가구업체들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절대 다수의 소비자들이 효율적 소비를 할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해외직구 등으로 국내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경험한 시민들이니 이런 반응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삼성전자 55인치 스마트TV(모델명 UN55F7100)는 아마존에서 137만원에 팔리는데 국내 온라인 최저가는 310만원이다. 같은 제품을 55%나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4 유통망 전망 보고서’에서 2014년 키워드로 탈경계화를 뽑았다. 이제 유통은 지역을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탈경계화 시대에 시장의 규제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 국내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하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결국은 좋은 물건을 더욱 저렴하게 공급하는 힘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한샘의 시도는 주목된다. 한샘은 가구ㆍ인테리어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11일 한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이 1조61억원으로 2012년보다 28.5% 늘었고, 영업이익은 68.1% 증가해 794억원을 기록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소비자 시장에서 고른 성장과 중저가ㆍ온라인 시장에서 30% 가량의 매출 확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케아의 진출에 대해 한샘은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한다. 이케아가 진출해 인테리어 시장이 넓어지면 오히려 기회라는 입장이다. 한샘은 5,000㎡(1500평) 규모의 대형 직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상반기 중에 목동에 설치하는데 서울과 경기 분당, 부산 등에 이은 6번째 대형매장이다. 또 기존 대리점도 대형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한샘 측은 ”"현재 15개인 대형 인테리어 대리점을 연말까지 40개로, 12개인 부엌 대리점은 25개로 늘릴 예정이다.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대형화하면 이케아와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