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제2 세노바메이트' 찾는다, 이동훈 미국망 활용해 수익 극대화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올해 중추신경계 의약품을 도입해 기존에 구축한 미국 직판망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이 제2의 ‘세노바메이트’ 물질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직접 판매하면서 영업망을 구축해둔 만큼 이를 활용해 수익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올해 상반기 안에 신규 물질에 대한 구체적 계획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이 사장은 방사성의약품(RPT)이나 단백질분해 치료제(TPD) 개발 이전에 기존 의약품을 사들여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줄곧 말해왔는데 올해 본격화하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열린 바이오USA 행사에서 “내년에는 두 번째 제품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자체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신규 도입 의약품은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추신경계(CNS) 약물로 여겨진다.

이미 세노바메이트를 위해 구축한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5월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직접 판매망을 구축했다.

물론 SK바이오팜이 직접 판매를 진행하면서 판관비 부담에 시달렸지만 지난해 정상 궤도에 오른 만큼 이를 더욱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1366억 원을 거뒀다. 2023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49.8% 급증했다. 같은 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선 데 이어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의 분기 판관비는 약 990억 원 수준으로 세노바메이트 매출이 이를 넘어서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간에 들어왔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2395억 원을 본 이후 2021년 기술수출 영향으로 영업이익 950억 원을 거두면서 ‘반짝’ 흑자를 냈다.

이후 2022년 다시 영업손실 1311억 원에 이어 2023년에도 371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세노바메이트 판매가 늘어나면서 영업망 구축에 따른 비용을 모두 상쇄하고 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314억 원, 영업이익 828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49.7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것이다.

실제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556억 원을 거두면서 2023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SK바이오팜 '제2 세노바메이트' 찾는다, 이동훈 미국망 활용해 수익 극대화

▲ SK바이오팜이 지난해 분기 기준으로 세노바메이트(사진) 매출이 전체 판관비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간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 제품 모습.



이 사장으로서는 기존 판매망을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높다.

현재 방사성의약품 등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특히 SK바이오팜은 2024년 8월 연 경영설명회에서 방사성의약품을 중심으로 추가적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도입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자체적으로 임상을 통해 글로벌 신약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를 통해 방사성의약품 선두기업으로 입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앞으로 신약 개발 단계에 따라 임상 비용으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이를 대비하는 것이 이 사장의 주요 과제인 셈이다.

실제 이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연구개발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약개발 의지를 보였다.

이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한국, 미국, 아시아, 유럽을 잇는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재정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겠다”며 “2025년은 SK바이오팜의 글로벌 기업 도약을 상징하는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