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이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위해 현대상선에 손을 내밀었지만 현대상선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이 정부에 제안한 현대상선과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절반씩 인수하는 방안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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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완 대한해운 부회장. |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을 인수하면서 롱비치터미널 지분의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우선협상권 행사여부는 한진해운 노선의 양수기준일인 내년 1월5일 이전까지 결정하면 됐다.
미국의 6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빚독촉에 나서면서 롱비치터미널 지분인수에 변수로 떠올랐다.
대주단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신청 전에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빌린 3천억 원을 인수자가 갚을 것을 요구하며 12월15일까지 결정을 내려줄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스위스 해운사 MSC에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애초 롱비치터미널 지분의 가격을 1천억 원 상당으로 점쳤는데 여기에 3천억 원이 더해지게 되면서 대한해운으로서 인수자금 부담이 커지게 됐다.
대한해운은 내년 초 컨테이너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터미널은 물론 선박도 산다는 게획을 세웠다. 대한해운 입장에서 공동인수는 터미널도 확보하면서 인수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해법인 셈이다.
대한상선의 제안에는 대상선이 정부지원으로 손쉽게 터미널을 인수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담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비공개로 진행된 롱비치터미널 지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라는 목적에서 터미널 인수에 대한 지원을 채권단과 논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인수방식이나 세부사항은 현대상선의 경영상 판단이 필요한 부분으로 채권단이 결정할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동인수 여부는 결국 현대상선의 결정에 달려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대한해운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굳이 공동으로 인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대한해운의 제안으로 롱비치터미널 인수에서 선택지가 늘어났다. 단독인수와 공동인수 두 방안을 놓고 이해득실을 따져볼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하게 되면 2M 가입이 더 수월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국내 해운업 경쟁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 해운사가 협력해 어려움을 타개해나가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