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주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독 서비스가 이 문제를 일부 해결해 줄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가전 구독 서비스에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까지 연계함으로써 시너지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는 가전제품과 함께 스마트폰을 월정액 구독 서비스로 이용하면 삼성의 통합된 AI홈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삼성케어플러스와 같은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확장해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출시 고민하다 결국 포기했지만,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구독을 연계할 수 있는 만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2월 갤럭시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공식 언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도 일반 가전 구독하듯이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 방식을 넓혀주고자 한다"며 "구매 초기비용 절감으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태문 사장은 구독 서비스가 정체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반전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독 서비스로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앞당기고 초기 구매 비용을 줄여 구매 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1월22일 공개를 앞둔 갤럭시 S25 시리즈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주요 부품 가격이 최근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스마트폰 가격 상승은 소비자 구매에 결정적 장애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시불로 지급하는 것에 비해 부담이 작아진다는 잇점이 있다.
▲ 2024년 1월6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 <삼성전자>
이에 따라 노태문 MX사업부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높은 가격의 갤럭시 제품 원가를 낮추려는 시도를 해왔다. 퀄컴 AP 대신 대만 미디어텍이 생산하는 AP와 같은 저가 제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갤럭시 스마트폰은 중국 경쟁사 제품 대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는 것인데, 구독 서비스는 고가 제품의 판매 회전율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스토어에 한 달 간 판매된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는 전체 판매량의 30%에 육박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가전 구독 비중이 늘어난 것은 초기 구매 비용을 줄여 구매 장벽을 낮춘 점과 90% 이상이 프리미엄 AI 제품으로 구성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가전에서 구독 서비스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스마트폰 구독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IT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에서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고, 그 성공에 놀란듯 하다”며 “구독 프로그램이 잘 구현된다면 삼성에 꾸준한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