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국의 반도체 규제 정면돌파, '7나노 스마트폰' 글로벌 출시 확대

▲ 화웨이가 미국 반도체 규제에 맞서 고성능 프로세서 기반 스마트폰 글로벌 출시를 확대하며 '정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6'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7나노 미세공정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해외에 출시하며 미국의 첨단 반도체 규제 강화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미국의 제재 수위가 높아져도 충분히 자체 기술 발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도 반영되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화웨이는 새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6’을 비롯한 고성능 제품 출시 국가를 약 6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화웨이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제재 대상에 포함되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퀄컴의 프로세서 및 5G 통신반도체 등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TSMC를 비롯한 외부 파운드리 업체에 미세공정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길 수도 없다.

자연히 스마트폰 사업이 크게 위축되며 해외에 고사양 모바일 제품을 정식으로 판매하는 사례도 매우 드물어졌다.

그러나 화웨이가 5G 통신반도체와 7나노 미세공정 기반 프로세서 등을 자체 설계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해외 진출을 다시 확대하는 데 자신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아시아는 메이트X6이 이미 홍콩과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에 출시됐고 곧 유럽 국가와 남아메리카 시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이트X6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의 7나노 제조 기술을 활용한다.

화웨이와 SMIC는 2023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7나노 미세공정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의 기술 규제를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미국의 규제로 중국에서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수입할 수 없게 됐는데 중국 기업들이 이를 대체할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화웨이 반도체 설계 및 SMIC의 제조 기술과 수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하모니OS’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고사양 스마트폰의 글로벌 출시를 확대하는 시점은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도입한 반도체 기술 규제를 화웨이가 성공적으로 극복해냈다는 점을 널리 알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화웨이가 2023년 첫 자체 7나노 프로세서 스마트폰을 선보인 뒤 위기감을 느끼고 대중국 반도체 규제 수위를 꾸준히 높여 왔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화웨이와 SMIC 등 자국 기업의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주장을 적극 펼치고 있다.

화웨이의 고성능 스마트폰 글로벌 출시 확대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화웨이는 한때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이라며 “미국의 규제 영향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 화려한 ‘컴백’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