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그룹이 고환율 장기화에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4대 금융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힘을 주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은 주주환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만 4대 금융이 신용평가를 당기고 대출을 조이는 등 자본비율 관리에 총력전을 펼쳐 밸류업 계획 이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내린 1461.2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1480원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낮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1450원 위에서 움직이며 국내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1300원대에서 움직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한 분기 사이에 150원 가량이 오른 것이다.
환율은 비상계엄사태와 미국과 기준금리차,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에 따라 2009년 금융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 급등에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지주는 비상이 걸렸다.
환율이 높아지면 외화표시자산의 원화환산액을 키워 금융사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이는 주주환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사 주주환원은 가장 순수한 자기자본으로 여겨지는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 자산에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매겨 산정)으로 나눠 산출되는 보통주자본비율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환율이 높아져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커지면 보통주자본비율이 낮아져 주주환원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다.
4대 금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이 오를 때마다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이 최대 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대 금융은 밸류업 계획 등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보통주자본비율 기준을 13% 정도로 제시했다.
보통주자본비율 13% 넘는 자본을 주주들에게 적극 환원하겠다는 것인데 지난해 9월 말 기준 4대 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KB(13.85%)와 하나(13.17%), 신한(13.13%), 우리(11.9%) 등으로 지금도 크게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
4대 금융은 원/달러 환율을 더욱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에서 대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반기 신용평가를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신용평가를 빠르게 진행해 재무 전망이 밝은 기업은 신용등급을 높게 부여해 대출 위험도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위험도가 높은 대출은 최대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신용에 매겨지는 원가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전국 영업점으로 넓혀보면 위험가중자산(RWA) 감축 효과가 클 것이다”고 내다봤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영업점에서도 RWA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산 체계를 개편했다. 현장에서는 대출 영업에만 그동안 신경쓰면 됐지만 이제는 RWA를 고려하도록 해 그만큼 자본비율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환율 상황을 주시하며 자본비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주식과 환율, 금리 등 주요 경제 지표를 주시하고 있으면 필요하면 유관 부서가 대응책을 논의한다”며 “환율 민감 자산 등 위험가중자산을 미리 관리해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자본비율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점도 4대 금융에 다행인 점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19일 해외법인 출자금과 같은 비거래적 외환포지션은 환율변동에 따른 시장 위험을 RWA 산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건전성 강화조치인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도 하반기 이후로 미뤘다.
4대 금융은 이밖에 지난해 호실적도 자본비율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의 ‘분자’에 들어가는 순이익이 늘어 밸류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으로 16조702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보다 11.8% 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환율이 자본비율 방어에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한 해에 벌어들이는 수익을 고려하면 자본비율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결국 4대 금융이 차질 없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하고 주주환원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이 연기됐고 해외법인 출자금 환율 변동 효과를 시장 위험 산출시 제외하도록 해 달러 강세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며 “여러 규제 완화 등으로 고환율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백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올해 예상 주주환원은 8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 늘어날 것”이라며 “평균 주주환원율은 40.1%로 처음으로 40%를 넘길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환 기자
4대 금융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힘을 주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은 주주환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 4대 금융그룹이 고환율 장기화에 자본비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4대 금융이 신용평가를 당기고 대출을 조이는 등 자본비율 관리에 총력전을 펼쳐 밸류업 계획 이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내린 1461.2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1480원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낮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1450원 위에서 움직이며 국내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1300원대에서 움직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한 분기 사이에 150원 가량이 오른 것이다.
환율은 비상계엄사태와 미국과 기준금리차,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에 따라 2009년 금융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 급등에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지주는 비상이 걸렸다.
환율이 높아지면 외화표시자산의 원화환산액을 키워 금융사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이는 주주환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사 주주환원은 가장 순수한 자기자본으로 여겨지는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 자산에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매겨 산정)으로 나눠 산출되는 보통주자본비율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환율이 높아져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커지면 보통주자본비율이 낮아져 주주환원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다.
4대 금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이 오를 때마다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이 최대 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대 금융은 밸류업 계획 등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보통주자본비율 기준을 13% 정도로 제시했다.
보통주자본비율 13% 넘는 자본을 주주들에게 적극 환원하겠다는 것인데 지난해 9월 말 기준 4대 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KB(13.85%)와 하나(13.17%), 신한(13.13%), 우리(11.9%) 등으로 지금도 크게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
4대 금융은 원/달러 환율을 더욱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에서 대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반기 신용평가를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신용평가를 빠르게 진행해 재무 전망이 밝은 기업은 신용등급을 높게 부여해 대출 위험도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위험도가 높은 대출은 최대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신용에 매겨지는 원가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전국 영업점으로 넓혀보면 위험가중자산(RWA) 감축 효과가 클 것이다”고 내다봤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영업점에서도 RWA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산 체계를 개편했다. 현장에서는 대출 영업에만 그동안 신경쓰면 됐지만 이제는 RWA를 고려하도록 해 그만큼 자본비율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환율 상황을 주시하며 자본비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주식과 환율, 금리 등 주요 경제 지표를 주시하고 있으면 필요하면 유관 부서가 대응책을 논의한다”며 “환율 민감 자산 등 위험가중자산을 미리 관리해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자본비율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점도 4대 금융에 다행인 점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19일 해외법인 출자금과 같은 비거래적 외환포지션은 환율변동에 따른 시장 위험을 RWA 산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건전성 강화조치인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도 하반기 이후로 미뤘다.
▲ 원/달러 환율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2009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보고 있다. <구글 금융>
금융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으로 16조702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보다 11.8% 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환율이 자본비율 방어에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한 해에 벌어들이는 수익을 고려하면 자본비율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결국 4대 금융이 차질 없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하고 주주환원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이 연기됐고 해외법인 출자금 환율 변동 효과를 시장 위험 산출시 제외하도록 해 달러 강세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며 “여러 규제 완화 등으로 고환율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백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올해 예상 주주환원은 8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 늘어날 것”이라며 “평균 주주환원율은 40.1%로 처음으로 40%를 넘길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