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건자재 산업 불황에 대응해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삼표그룹의 부동산 개발회사로 도약은 올해 성수동 레미콘 공장부지 개발사업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표그룹 부동산 개발회사로 도약 본격화, 정도원 올해 시선은 성수동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활로를 찾고 있다.


10일 삼표그룹에 따르면 2025년 중으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공사 착공을 추진 중이다.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683번지 일원에 위치했다. 1977년 공장 가동 이래 2022년까지 서울 중심에서 레미콘을 생산했던 곳으로 전체 면적은 2만8106㎡에 이른다.

‘서울숲의 심장’이란 가칭이 붙은 삼표 성수동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사업을 통해 3개 동, 최고 56층의 건물이 들어선다. 건물은 업무·상업·문화·숙박·주거 등 다기능 복합 용도를 갖춘다.

3개 동의 저층부는 ‘선큰광장’으로 연결하고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숲과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응봉역을 잇는 공중 보행교와 함께 압구정3구역 재건축 계획과 연계돼 한강을 가로질러 압구정동과 연결되는 보행교 등의 건설이 예정됐다.

삼표그룹은 성수동 레미콘 부지 개발 프로젝트를 그룹 위상을 한층 상승시킬 역점 사업으로 여긴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지난해 11월 성수1(SEONGSU1), 성수원(聖水園)이라는 상표도 출원했다.

현재 삼표산업과 서울시는 기부채납 규모 및 용적률을 놓고 사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올해 안으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1월 현재 삼표산업과 서울시는 기부채납 규모 및 용적률을 놓고 사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협상제도는 5천㎡ 이상 대규모 부지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도시계획 변경을 포함한 구체적 개발계획을 협상을 통해 수립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2009년 도시계획변경 타당성과 개발 공공성 및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용도지역 상향 등 민간사업자의 사업성을 보장하는 대신 서울시는 사전협상 제도를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부를 공공기여로 확보한다.

정 회장은 상암동에서도 부동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표그룹은 민간임대아파트 힐스테이트 DMC의 시행사로 참여해 삼표그룹의 첫 번째 부동산 개발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에스피에스테이트가 사업과 관련한 전반 사항을 총괄한다.

이전이 결정된 풍납동 레미콘 공장도 삼표그룹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예상 핵심지역으로 거론된다. 2025년 말에 풍납동 레미콘 공장이 이전되면 삼표그룹은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계획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표그룹 부동산 개발회사로 도약 본격화, 정도원 올해 시선은 성수동에

▲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683번지 일원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에 들어서는 '서울숲의 심장'의 조감도. <서울시>


정 회장이 부동산 시장 개발을 중심으로 돌파구 마련에 공을 들이는 것은 건설업계의 불황이 오래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건자재 시장은 전방 사업인 건설업 시장의 영향을 짧게는 6개월에서 2년 6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받는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건축 착공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1억3529만7천㎡에 이르렀던 건축 착공 면적은 2022년 1억1083만8천㎡을 거쳐 2023년 7567만6천㎡로 급감했다.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착공 면적을 합치면 7113만2221㎡로 2023년과 비슷했다.

동수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1년 18만5841호, 2022년 15만3205호, 2023년 11만5783호였다.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착공 동수를 모두 더하면 9만8994호였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도 건자재 업체의 고심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024년 10월 산업용 전력량 요금을 평균 9.7% 인상했다.

정 회장이 추진하는 부동산 개발은 건설 공사에 건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기존 사업 외에도 삼표그룹의 신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의 개인 회사인 에스피앤모빌리티가 영위하는 자동 로봇주차 사업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삼표그룹의 계열사이자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60%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로봇주차 사업은 최소한의 설비로 더 많은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주목을 받는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차량을 팔레트 위에 주차해 이송하는 팔레트 방식의 ‘시스테마 팔레트’ 브랜드와는 별개로 주차 로봇을 이용한 프리미엄 기계식 주차 브랜드인 ‘엠피시스템’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