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농심 신제품 ‘신라면 툼바’가 출시 초반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추격해 오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농심으로서는 삼양식품에 대항할 새로운 무기를 손에 쥔 모양새다.
 
'신라면 툼바' 불닭볶음면 대항마로 부상, 삼양식품 VS 농심 해외 각축 예고

▲ 농심이 올해 ‘신라면 툼바’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신라면 툼바 모델인 에드워드리 셰프. <농심>


2일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시장에서 농심과 삼양식품의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내수 시장 성장이 더뎌지면서 식품기업들에게는 해외 시장 공략이 중요해졌다. 삼양식품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전체 매출 가운데 80% 정도를 해외에서 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올해 신라면 툼바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농심이 툼바에 ‘신라면’ 브랜드를 붙인 것에서부터 농심이 걸고 있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라면이라는 브랜드가 농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에 아무 제품에나 사용하지는 않는다”며 “내부에서도 신라면 툼바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국내에서 이미 신라면 툼바가 가진 경쟁력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신라면 툼바는 12월 초까지 1200만 개가 판매됐다. 생산 즉시 거의 모든 물량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심은 생산량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신라면 툼바가 탄생하게 된 배경도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신라면 툼바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시작된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신라면을 활용해 투움바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것이 유행이 됐고 농심이 정식 제품으로 출시했다.

유튜브에서 먼저 인기를 얻기 시작한 점은 불닭볶음면과 닮아있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유튜버들이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면서 외국인들 사이에서 불닭볶음면이 유명해졌다. 삼양식품은 광고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해외 시장에 불닭볶음면을 알릴 수 있었다.
 
'신라면 툼바' 불닭볶음면 대항마로 부상, 삼양식품 VS 농심 해외 각축 예고

▲ 농심은 11월부터 미국 공장에서 ‘신라면 툼바’ 생산을 시작했다. 실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농심 미국 제2공장 전경. <농심>


신라면 툼바가 매콤한 맛을 가진 비빔라면이라는 점도 불닭볶음면과 비슷하다. 다만 매운맛 정도에 있어서는 불닭볶음면과 큰 차이를 보인다. 매운맛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지수는 신라면 툼바가 1천SHU, 불닭볶음면이 4400SHU 정도다. 

불닭볶음면 시리즈 가운데 신라면 툼바와 유사한 까르보불닭 스코빌지수가 약 2400SHU인 것과 비교해도 신라면 툼바가 덜 맵다.

일각에서는 불닭볶음면과 까르보불닭보다 덜 맵다는 점이 해외 시장에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라면 툼바가 해외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조금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11월부터 미국 공장에서 신라면 툼바 생산을 시작했다. 실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에서 신라면 툼바 판매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아직 매출 집계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올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신라면 툼바에 힘을 주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농심이 미국 월마트에서 메인 매대로의 이동을 완료한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월마트 아시아 코너를 가야 농심 제품을 찾아볼 수 있었다. 메인 매대에서 제품을 선보이면 신제품 진열과 마케팅 효과 등에서 더 유리할 수 밖에 없다.

KB증권은 신라면 툼바 글로벌 출시가 올해 농심 실적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KB증권은 “올해 신라면툼바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기로 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빔라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와 매운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남미 지역에서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