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이어 브로드컴 첨단 반도체 패키징 '큰손', TSMC 투자 확대로 대응

▲ TSMC가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고객사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수요 급증에 맞춰 시설 투자를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TSMC의 CoWoS 반도체 패키징 기술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에 이어 브로드컴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주요 공급사로 자리잡으며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도 ‘큰 손’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사양 패키징 분야 1위 기업인 TSMC는 물량 부족이 심각해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설비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며 수요 대응에 온힘을 쏟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2일 “TSMC의 2025년 CoWoS 패키징 공급량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월 7만5천 장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CoWoS는 현재 엔비디아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패키징 기술이다. TSMC가 주요 고객사 수요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TSMC의 패키징 생산 능력이 주문량을 따라잡지 못해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TSMC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패키징 설비 투자에 나섰고 이에 따라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경제일보는 TSMC의 CoWoS 생산 능력이 올해 7만5천 장에서 2026년에는 9만~11만 장 수준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뿐 아니라 브로드컴과 AMD 등 경쟁사도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하며 패키징 공급 부족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경제일보는 2025년 CoWoS 패키징 전체 수요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63%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했다. 브로드컴이 약 13%의 수요를 책임질 것으로 전망됐다.

브로드컴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기업으로 급부상하며 자연히 첨단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도 핵심 고객사로 떠오르게 된 셈이다.

TSMC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미세공정 파운드리와 강력한 시너지를 내 주요 고객사 위탁생산 수주 물량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무기로 꼽힌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TSMC 패키징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만큼 투자 확대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공산이 크다.

경제일보는 “TSMC는 디스플레이 업체의 공장을 인수해 반도체 패키징 공장으로 전환하는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며 “고객사 수요에 대응해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디스플레이 공장을 패키징 설비로 전환하는 것은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것과 비교해 기간을 최대 3년6개월 정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