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기후변화로 세계 폭염기간 41일 늘어, 화석연료 사용 멈춰야"

▲ 올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 현장에서 관객들이 폭염으로 인한 열을 식히기 위해 미스트를 뿌려주는 기계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인해 올해 세계 폭염 기간이 6주 가까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세계기상기여조직(WWA)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폭염 기간이 41일 길어졌다고 보도했다.

세계기상기여조직은 2014년에 설립된 기후변화 연구단체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네덜란드 왕립 기상연구소, 적십자사 적신월 기후센터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은 세계의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어 실제 세계의 기후 패턴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온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카리브해와 태평양 도서국가 등 기후변화 취약국들의 폭염일수는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은 시뮬레이션 상황과 비교해 평균 150일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미국, 호주 등 기온상승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국가들도 대부분 폭염 발생 일수가 두 달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프레데리케 오토 박사(세계기상기여조직 공동대표)는 가디언을 통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2024년에는 더 명백하게 그리고 더 파괴적으로 나타나 많은 고통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페인 홍수, 미국 허리케인, 아마존 가뭄 등은 이러한 현상의 아주 극히 일부 사례일 뿐이고 우리는 지금 당장이라고 이 같은 변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기상기여조직 연구진은 통계가 누락된 국가들이 많아 구체적으로 확인하긴 어려웠으나 폭염 기간이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온열질환 피해자들도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토 박사는 "대다수 국가들은 폭염 피해와 관련된 보고를 전혀 하지 않고 있어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수치도 매우 과소평가됐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폭염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어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극한현상이 실제로 치명적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이 설득되도록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를 접한 적십자에서는 향후 폭염 피해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대응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줄리 아리기 적십자 적신월 기후센터 프로그램 디렉터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또 다른 파괴적인 극한 기후가 우리가 여전히 지구온난화에 대비할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2025년에는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