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장 정상혁 인사폭풍에도 홀로 연임, 영업 강자 '체질 완성' 담금질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해 영업 강자의 체질을 완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은행권 인사태풍에도 유일히 자리를 지키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은행장 교체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 가운데 4곳 수장이 바뀌었다. 각 금융지주는 기준금리 인하기를 맞아 은행장 교체로 쇄신을 통해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됐다.
 
정 행장은 올해 올라선 은행권 순이익 1위를 지켜야 하는 수성의 과제를 안게 된 만큼 영업조직 고도화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말 영업 지원조직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며 2025년을 대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20일 고객솔루션그룹 재편과 플랫폼 비즈니스 중심 조직, 고객편의성 트라이브(Tribe), 기관솔루션 그룹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한은행장 정상혁 인사폭풍에도 홀로 연임, 영업 강자 '체질 완성' 담금질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8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소비자를 상대로 직접 창구 영업을 펼치는 ‘채널 부문’보다 ‘영업 지원 부문’에 큰 변화를 준 부분이다.

영업지원 부문 핵심으로 여겨지는 고객솔루션그룹은 이번 개편에서 기존 디지털솔루션그룹 기능을 흡수해 힘이 실렸다. 

신한은행은 각 부서가 주기적으로 모여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 성격의 ‘고객 편의성 트라이브’도 새로 영업지원 부문에 배치해 고객 관점의 편의성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기관솔루션그룹도 신설해 기관고객 대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했다.

정 행장은 신한은행이 올해 은행권 순이익 1위로 올라서며 순항하고 있는 만큼 영업창구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 영업력을 어떻게 더 고도화할 것인지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번 개편을 두고 “연초 고객솔루션 역량 강화를 위해 설정한 ‘고객몰입조직으로의 전환’이란 방향 아래 ‘연결과 확장’을 더욱 확대하고 디지털사업과 현장의 영업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정 행장은 쇄신을 꾀한 다른 은행의 도전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모양새다. 5대 은행장 가운데 정 행장만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면서다. 

주요 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돼 주요 금융지주는 쇄신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됐다. 
 
신한은행장 정상혁 인사폭풍에도 홀로 연임, 영업 강자 '체질 완성' 담금질

▲ 주요 시중은행은 은행장 교체를 통해 내년도 과제로 영업을 점찍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차기 행장 후보 면면을 살펴보면 2025년 화두는 ‘영업’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나은행은 2023년 순이익 1위를 이끈 수장을 2년 만에 교체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내정자는 트래블로그 성공을 이끄는 등 ‘영업 전문가’로 손꼽힌다.

우리은행도 신임 우리은행장으로 중소기업 영업 전문가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낙점하며 여러 금융사고에 조직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영업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KB국민은행은 비은행 출신으로 지주 재무 총괄 경력을 갖춘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차기 은행장으로 앉히며 그룹의 포괄정 성장과 밸류업 계획에 초점을 맞췄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이환주 내정자도 KB국민은행에서 지점장 여러 번과 영업기획부장, 개인고객그룹 상무와 전무를 맡아 영업에서도 충분한 경력을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NH농협은행은 약했던 디지털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강태영 NH농협금융캐피탈 부사장이 오른다. 강 후보는 NH농협은행 DT부문 부행장 시절 NH농협금융 디지털금융 부문 부사장을 겸임하며 그룹 슈퍼앱 ‘NH올원뱅크’ 경쟁력을 키운 것으로 여겨진다. 

정 행장 관점에서는 나홀로 자리를 지켰지만 만만치 않은 도전을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특히 내년 은행권의 주 무대는 신한은행이 올해 선전한 기업금융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업대출 증가폭을 보면 우리은행이 3분기까지 지난해말보다 11.9% 늘어 가장 컸고 신한은행(11.5%)과 하나은행(6%)과 KB국민은행(6%), NH농협은행(5.3%) 등이 뒤를 이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9일 “기업자금시장이 안정적이지만 대내외 여건으로 기업 자금조달 상황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있다”며 “내년 업무 계획 수립시 ‘가계·부동산’에서 ‘기업·성장자금’으로 전환하는 혁신적 자금지원 방식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