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최근 환율 급등 등 상황을 고려해 금융권 스트레스 완충자본 적립 관련 규제 도입을 연기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9일 스트레스 완충자본 적립 규제 도입 연기 등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과 실물경제 지원역량 강화를 위한 선제조치를 발표했다.
 
금융당국, 금융권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 2025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부터),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유동성, 재무안정성 여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당국은 우선 올해 도입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을 2025년 하반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도입 시기와 방법을 다시 검토해 단계적 적용을 추진한다.

또 은행 해외법인 출자금 등 비거래적 성격의 외환포지션(일정 시점에서 외화자산과 부채의 차액)에 관한 환율 변동 등 시장 리스크는 위험가중자산 산출에 포함하지 않는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는 은행이 위기 상황에서 정상적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완충자본을 추가로 적립하게 하는 제도다.

은행별로 위기상황 분석(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수준에 따라 완충자본을 최대 2.5%포인트까지 차등 부과한다.

금융권의 실물경제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기업에 관한 대출, 투자 관련 부담 완화 조치도 시행한다.

현재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벤처펀드 등에는 일괄적으로 위험가중치 400%가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실제 투자자산에 관한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이밖에 국내기업이 해외 외부신용평가기관에서 받은 신용평가 등급을 위험가중치 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외부신용평가기관 신용평가 등급이 없는 국내 기업은 무등급이 적용돼 대출, 채권에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되고 있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

비금융 지주사회사는 주요 수익원과 재무적특성, 자회사의 업종 등 실질을 고려해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도록 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를 즉시 시행하되 기준 마련과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2025년 1분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치로 확충된 금융사의 재무여력이 금융안정과 실물경제 지원에 충실히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