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회사들이 글로벌 결제네트워크사의 해외이용 수수료 인상을 놓고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중국 은련카드는 12월1일부터 해외결제 수수료를 0.2%포인트 올리고 수수료 면제혜택도 없애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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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
은련카드는 글로벌 결제브랜드인 ‘유니온페이’를 보유하고 있는데 고객확보 차원에서 국내 카드회사들에게 해외결제 수수료를 다른 글로벌 결제브랜드보다 낮은 수준인 0.6%로 책정했다. 게다가 그동안 해외결제 수수료를 받지도 않았다.
이와 함께 국내 카드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을 고객으로 삼기 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유니온페이는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은련카드는 어느 정도 지위가 굳건해졌다고 판단하고 해외결제 수수료 혜택을 없애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카드회사들은 이번 은련카드의 수수료 인상 등을 놓고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에 대응해 공정위에 제소했던 것처럼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유니온페이가 그동안 수수료를 안 받아온 데다 인상된 뒤에 적용되는 수수료율 0.8%는 다른 결제브랜드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내 카드회사들은 연이은 글로벌 결제브랜드사들의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에 마땅한 대응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자(VISA)카드와 은련카드의 수수료 인상을 시작으로 마스터카드와 JCB 등 다른 글로벌 결제브랜드들도 내년에 국내의 해외결제 수수료를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카드회사들은 비자카드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에 대응해 마스터카드와 유니온페이 등 다른 글로벌 결제브랜드와 제휴하는 전략을 검토해왔는데 차질이 생긴 셈이다.
국내 자체 글로벌 결제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미 해외결제 시장에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등이 굳건한 결제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과 비용이 너무 막대하게 소요되는 점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카드업계는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이 금융당국과 조율에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방안을 내놓길 바라고 있다. 카드회사가 각자 대응하기 마땅치 않은 데다 금융당국이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과 관련된 문제 때문에 미국과 통상 마찰을 불러일으킬까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은 민간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정관계 인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내부비리 사건에 따른 여신금융협회 내부단속과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과 관련해 금융당국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 등 김 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