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글로벌 해운동맹인 2M 가입이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하는 데 실패하면서 2M이 현대상선에 등을 돌리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현대상선은 2M 해운동맹에 가입하는 대신 선복 교환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선복 교환이란 다른 해운사 선박에 자사의 화물을 싣는 방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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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현대상선은 애초 2M 해운동맹 가입을 통해 선복교환과 함께 노선을 공유하는 공동운항까지 성사하려고 했다.
미국 물류전문지 아메리카저널오브트랜스포테이션(AJOT)는 이날 “2M이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해운동맹 가입 대신 선복교환 등 다른 방식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7월 2M과 공동운항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자율협약 졸업조건을 충족했다. 이후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2M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현대상선의 2M 가입 협상에서 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하게 된 점이 변곡점으로 작용했다고 아메리카저널오브트랜스포테이션은 지적했다.
현재상선의 선복량은 45만 TEU 정도로 2M의 8%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환태평양 노선만 놓고 보면 현대상선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현대상선이 일주일 동안 환태평양 노선에서 나르는 선복량은 2만 TEU 정도로 7만 TEU를 나르는 2M과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했다면 2M이 환태평양 노선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현대상선을 받아들기가 더 쉬울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을 인수하고 선박 5척과 롱비치터미널 등의 우선매수청구권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2M 입장에서는 현대상선을 받아들일 필요성이 줄어든 셈이 됐다는 것이다.
2M의 공식 출범일은 내년 4월로 예정돼있다. 항만 당국의 승인 절차 등을 감안하면 현대상선의 2M 가입 본계약은 늦어도 올해 12월 중 이뤄져야한다.
현대상선이 늦어도 12월 초까지 2M 가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2M 가입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를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는 영국 물류전문지 더로드스타와 인터뷰에서 “현대상선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며 “2M과 협상을 하는 것도 다른 해운동맹에 가입하는 것도 시간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