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4-12-12 16: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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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온코크로스가 몸값을 낮춘 덕분에 상장 도전 2번째 만에 코스닥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이사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신약 개발을 후순위로 미뤘는데 예상보다 공모금액이 줄면서 이미 세워놓은 사업 계획에도 추가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온코크로스가 상장으로 조달할 자금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이사(사진)의 사업 계획에도 추가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온코크로스에 따르면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수요예측 부진과 침체된 기업공개 시장 상황으로 인해 공모가는 희망 범위(1만100∼1만2천300원)보다 낮은 7300원으로 확정됐다. 이로 인해 김 대표는 목표했던 자금보다 최소 40억∼70억 원가량 부족한 금액을 조달하게 됐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313대 1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 1조7천 억 원을 모으면서 흥행헤 성공했지만 투자 심리 위축과 고금리 탓에 2021년 한차례 상장 철회했던 김 대표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온코크로스는 현재 수익화하고 있는 신약 개발 플랫폼 ‘랩터 AI’를 고도화하고 추가로 암 진단 플랫폼 개발과 신약 개발에 박차룰 가할 계획이었다.
공모가가 확정되기 전 온코크로스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비 76억 원 △운영자금 54억 원 △ 시퀀싱 장비 도입 7억 원 가량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연구개발비로는 진단 플랫폼 상업화, 플랫폼 고도화 개발, 공동연구비용, 연구개발 인건비 등 구체적인 운용 계획도 세워뒀다.
온코크로스 관계자는 자금 운용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상장 과정에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신약 개발을 우선순위에서 미룬 만큼 암 진단 플랫폼 개발보다는 현재 경쟁력을 인정받은 랩터AI 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 랩터AI는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존 개발된 약물의 적응증 확장을 돕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랩터AI는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존 개발된 약물의 적응증 확장을 돕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이는 신약개발의 초기 단계가 아니라, 후기 단계인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약물들을 대상으로 한다.
김 대표는 자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서 해당 플랫폼을 키웠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며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찾아주고 싶다는 바람에서 온코크로스를 시작했다. 2015년부터 대전에 위치한 유성선병원에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 암 환자를 치료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활용해 기업을 일궈냈다.
온코크로스는 기존 약을 활용해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적응증을 연구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유명 제약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현재 세계 제약시장은 기존 약물의 적응증 확장을 통해 매출 증대와 특허 연장을 도모하는 추세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출시한 이후 적응증을 40개로 확대하며 전 세계 매출 1위(250억 달러)를 기록했고, 최근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비만치료제도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다르지 않다. 온코크로스는 보령과 고지혈증치료제 카나브의 신규 적응증을 발굴하고 있고 JW중외제약과는 신약 3종에 대한 신규 적응증 발굴하기 위해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일약품, 동화약품 등과도 협업 중이다. .
온코크로스는 2023년 기준 매출 9200만 원, 영업손실 68억1천만 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억1700만 원을 기록하며 소폭 성장했다. 1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