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를 앞두고 지속가능항공유(SAF)를 활용한 비행 시험을 앞둔 한 항공기. <연합뉴스>
10일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한국의 지속가능항공유 산업 전망을 평가한 보고서 ‘한국, 지속가능항공유 통해 녹색 하늘 길 열릴까’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지속가능항공유는 전 세계 항공 분야에서 상용화돼 사용하고 있는 친환경 액체연료다. 유기물, 도시 고형 폐기물, 농업 및 임업 잔류물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생산되며 기존 항공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
이차전지나 수소 등과 달리 항공기와 인프라 시설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도 곧바로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를 대체할 수 있다는 큰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앞서 올해 8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지속가능항공유 1%를 의무 혼합하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김채원 IEEFA 한국담당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SAF 의무화 도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3%를 차지하는 항공 부문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의미있는 첫걸음”이라며 “지속가능항공유를 둘러싼 기회와 위기 요인을 면밀히 파악해 산업경쟁력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국가 정책 및 기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EEFA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인프라와 산업 기반 등을 바탕으로 향후 지속가능항공유 산업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폐기물 재활용율이 약 86%에 달하고 지속가능항공유 주요 원재료 가운데 하나인 도시 고형 폐기물 재활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인 56.5%에 달하는 재활용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가능항공유의 주 원료인 폐식용유 및 피셔-트롭쉬 공정 생산과정의 주 원료가 되는 고형 폐기물 등의 수거, 전처리, 활용 등의 자체 공급망 구축에 발빠르게 나선다면 글로벌 지속가능항공유 시장 선두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원료 공급 부족, 원료 전처리 과정의 기술적 한계 및 높은 비용, 미성숙한 기술 수준에 따른 탄소 저감 한계 등으로 인해 지속가능항공유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생산력 증대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지속가능항공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공급망 구축 및 생산능력 증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