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탄핵 찬성집회에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에 나와 탄핵 찬성을 촉구하던 시민들은 실망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반면 탄핵 찬성 측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7일 국회 본희의에 안건으로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하면서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여당의원들이 함께 안건으로 올라온 김건희 특검법안에만 투표한 뒤 모두 퇴장해 탄핵소추안 투표 자체를 보이콧했다. 그 뒤 국민의힘 소속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본회장에 입장해 투표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을 포함해 의결 정족수는 195석에 그쳐 여전히 투표 성립 요건인 200석에는 모자란 상황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안에서 의원총회를 가지고 있는데 자당 의원들은 사실상 감금하고 있다는 의혹도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우원식 의장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일정협의를 위해 연락을 취하고자 했으나 추 원내대표의 전화는 꺼져 있었다.
현재 탄핵소추안 표결은 연장된 상황인데 국회 보고가 올라간 뒤 72시간 안으로 마쳐야 한다. 시한은 오는 8일 0시48분까지로 파악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을 보이콧해 탄핵소추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의도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 주변에서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스스로 진보정당 지지자라고 밝힌 이모씨(46·경기 고양)는 "탄핵에 반대하더라도 투표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느냐"며 "국민의힘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주모씨(23)는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이게 2024년이 맞는건지, 국회가 일을 하는건지 혼란스럽다"며 "이러다 나라가 정말 망하는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에서 왔다는 권모씨(55)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적 리스크라는 사실이 증명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과 동일체임을 증명한 국민의힘이 말그대로 국민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7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집회에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
이번에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불성립하더라도 다시 탄핵을 하면 된다는 의견도 여럿 있었다.
스스로 무당층이라고 밝힌 최모씨(37·서울)는 "정치인들이 시민한테는 투표하라고 독촉을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안하는 모습을 잘 봤다"며 "대한민국 정치 자체에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탄핵 반대 측 시민들은 기뻐하는 분위기가 흘러 나왔다.
스스로 보수정당 지지자라고 밝힌 인천에서 온 김모씨(43)는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들 하지면 계엄선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서 처음부터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었다"며 "뜻 있는 시민들과 정치권이 탄핵 부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김모씨(22)는 "언론은 물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까지도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시켜야 한다고 해 정말로 탄핵될까봐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부결이 될 것 같아 기쁘다"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됐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됐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년층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이 조속히 국정운영을 정상화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민주주의를 만끽할 수 있도록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충희·김대철·박재용·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