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경영위기감이 팽배해진 롯데그룹의 올해 임원인사에서 칼바람을 피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 부사장이 하이엔드 동박 사업을 강화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에 거액을 투자한 것이 재무적 위기를 초래했다는 시선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적자 전환하자 제대로 인수한 것 맞냐는 시장의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내년 어떻게든 흑자로 전환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됐다.
6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부터 회사의 원통형 전지용 동박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동박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엔드 동박은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집전체 소재로서 전기차용 배터리에 주로 쓰인다.
회사에 따르면 하이엔드 동박은 두께 6㎛ 이하, 강도 50~60 kgf/㎟, 연신율 12~15%로, 두께 8~16㎛, 강도 30~40kgf/㎟, 연신율 8~8.5%의 범용 동박보다 주행거리 향상, 충방전 안전성 향상,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대할 수 있다.
회사의 하이엔드 동박 제품 특성은 △배터리 생산성 향상과 충방전 시 크랙을 방지하는 원통형 배터리용 동박 ‘I2H’, ‘I2S-H’ △고속 코팅 공정에 최적화 되고 수명을 향상시키는 각형 배터리용 동박 ‘I2S’·’ISS’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한 파우치형 동박 ‘ISS’, ‘ISS-7’ 등이다.
내년 상반기 내 고객사의 하이엔드 동박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 회사는 원통형 전지 ‘4680’과 신형 원통형 전지 ‘2170’용 동박을 납품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4680 배터리용 동박은 동박 업계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유일하게 생산하는 제품이다.
또 김 대표는 고성능(하이엔드) 동박의 미래 생산거점으로 낙점한 스페인 지역 투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스페인 법인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자금 7310만 유로(1070억 원)를 지난달 22일 투입했다. 투입한 자금은 전량 생산설비 구축에 쓰인다.
총 5600억 원 규모의 스페인 법인 투자를 통해 회사는 유럽 내 하이엔드 동박 생산능력을 연 10만 톤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8월 전기차 시장 성장둔화의 여파로 투자완료 시점이 2027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회사 측은 현재 하이엔드 동박과 관련한 구체적 실적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올해 2월 열린 연간 실적 발표회에서 2023년 하이엔드 동박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이엔드 동박 수주와 공급이 본격화되는 2025년부터 큰폭의 판매량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모기업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유동설 위기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고가 인수’가 거론되는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적자전환은 김 대표에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7159억 원, 영업손실 24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5%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회사는 4분기에도 100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임원인사 관련 보도자료에서 이훈기 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의 용퇴와 관련해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인수합병(M&A) 투자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이는 이훈기 대표가 2024년 4월 ‘성공적’이라고 언급했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롯데케미칼은 2023년 3월 일진머티리얼즈(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2조7천억 원을 주고 인수했다. 2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다변화를 통해 사업체질 개선을 위한 것이였지만, 당시에도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한 ‘고가 인수’라는 시각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수가 최초 발표된 2022년 10월 “인수금액을 마련하면서 예상보다 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롯데케미칼 순부채비율은 기존 6%에서 23%까지 증가할 것이며, 실적부진과 금리인상에 자금조달 비용부담이 계획보다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한 2023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1963년 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석유화학에 입사했다. 2005년 현대석유화학이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인수되며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롯데케미칼에서 첨단소재사업 경영기획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ESG경영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쳤다.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5년 3월까지이지만,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희 기자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에 거액을 투자한 것이 재무적 위기를 초래했다는 시선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적자 전환하자 제대로 인수한 것 맞냐는 시장의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 부사장이 최근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이엔드 동박 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스페인 생산 설비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내년 어떻게든 흑자로 전환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됐다.
6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부터 회사의 원통형 전지용 동박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동박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엔드 동박은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집전체 소재로서 전기차용 배터리에 주로 쓰인다.
회사에 따르면 하이엔드 동박은 두께 6㎛ 이하, 강도 50~60 kgf/㎟, 연신율 12~15%로, 두께 8~16㎛, 강도 30~40kgf/㎟, 연신율 8~8.5%의 범용 동박보다 주행거리 향상, 충방전 안전성 향상,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대할 수 있다.
회사의 하이엔드 동박 제품 특성은 △배터리 생산성 향상과 충방전 시 크랙을 방지하는 원통형 배터리용 동박 ‘I2H’, ‘I2S-H’ △고속 코팅 공정에 최적화 되고 수명을 향상시키는 각형 배터리용 동박 ‘I2S’·’ISS’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한 파우치형 동박 ‘ISS’, ‘ISS-7’ 등이다.
내년 상반기 내 고객사의 하이엔드 동박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 회사는 원통형 전지 ‘4680’과 신형 원통형 전지 ‘2170’용 동박을 납품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4680 배터리용 동박은 동박 업계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유일하게 생산하는 제품이다.
또 김 대표는 고성능(하이엔드) 동박의 미래 생산거점으로 낙점한 스페인 지역 투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스페인 법인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자금 7310만 유로(1070억 원)를 지난달 22일 투입했다. 투입한 자금은 전량 생산설비 구축에 쓰인다.
총 5600억 원 규모의 스페인 법인 투자를 통해 회사는 유럽 내 하이엔드 동박 생산능력을 연 10만 톤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8월 전기차 시장 성장둔화의 여파로 투자완료 시점이 2027년으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회사 측은 현재 하이엔드 동박과 관련한 구체적 실적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올해 2월 열린 연간 실적 발표회에서 2023년 하이엔드 동박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이엔드 동박 수주와 공급이 본격화되는 2025년부터 큰폭의 판매량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오는 2027년까지 스페인에 조성할 하이엔드 동박 생산 거점 조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최근 모기업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유동설 위기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고가 인수’가 거론되는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적자전환은 김 대표에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7159억 원, 영업손실 24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5%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회사는 4분기에도 100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임원인사 관련 보도자료에서 이훈기 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의 용퇴와 관련해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했던 일부 인수합병(M&A) 투자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이는 이훈기 대표가 2024년 4월 ‘성공적’이라고 언급했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롯데케미칼은 2023년 3월 일진머티리얼즈(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2조7천억 원을 주고 인수했다. 2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다변화를 통해 사업체질 개선을 위한 것이였지만, 당시에도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한 ‘고가 인수’라는 시각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수가 최초 발표된 2022년 10월 “인수금액을 마련하면서 예상보다 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롯데케미칼 순부채비율은 기존 6%에서 23%까지 증가할 것이며, 실적부진과 금리인상에 자금조달 비용부담이 계획보다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한 2023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1963년 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석유화학에 입사했다. 2005년 현대석유화학이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인수되며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롯데케미칼에서 첨단소재사업 경영기획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ESG경영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쳤다.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5년 3월까지이지만,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희 기자